▲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김광현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비중을 두는 기록은 투수마다 다르다. 김광현(31·SK)은 승리를 최고로 친다. 어쨌든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고, 승리투수가 된다는 것은 그에 보탬이 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광현은 최근 스트레스가 제법 쌓일 만하다. 최근 4경기에서 단 1승도 없었기 때문이다. 못 던져서가 아니다. 잘 던졌지만 팀 타선이 제때 지원하지 못했다. 팀도 김광현이 등판한 최근 4경기에서 2승2패에 그쳤다.

올 시즌 승리 페이스가 좋았던 김광현은 5월 26일 창원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타선은 8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해 김광현은 승패와 무관하게 경기를 마쳤다. 공교롭게도 9회 2점을 내면서 2-1로 역전승했다. 6월 1일 인천 한화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또 잘 던졌다. 하지만 역시 타선 지원이 없었다. 팀은 0-6으로 졌다.

이런 흐름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광현은 6월 7일 인천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다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그러나 6회까지 점수 지원이 단 한 점도 없었다. 그나마 0-2로 뒤진 7회 2점을 내 김광현의 패전 요건을 지워준 게 다행이었다.

6월 13일 수원 kt전도 그랬다. 김광현은 5회까지 kt 타선을 막아서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요즘 페이스가 살아나는 듯했던 타선은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부터 다시 침묵했다. 6회까지 득점 지원이 없었다. 수비도 돕지 못했다. 6회 한동민의 실책에 이어 이재원의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치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볼 판정까지 돕지 않은 김광현은 결국 장성우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고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김광현은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투수다. 개인 경력을 통틀어서 4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던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1승도 챙기지 못한 적은 김광현의 개인 경력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후 가장 강력한 멘탈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김광현은 애써 웃는다. 초반에 거둔 7승 중 야수들이 도운 승리도 제법 된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투구내용이 나아지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 그러나 팀을 봤을 때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에이스가 나오는 날은 무조건 이기고 가야 한다. SK가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평범한 원칙부터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김광현이 등판하는 날에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