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 감독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 정정용 U-20 감독이 결승행에 큰 도움을 줬던 '마법노트'를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은 14일 오후 9시 45분(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 위치한 우치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와 결승전 하루 앞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정용 U-20 감독은 이강인과 함께 참석햇다. 

'정정용호'는 이미 역사를 썼다.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남자축구 결승전에 올랐다. 우승하면 기념비적인 일이 될 수 있다. 

정정용 U-20 감독은 매 경기 상대에 따라 다른 전술로 나왔다. 기본적으로 전반엔 내려서고, 후반에 전술 변화를 통한 성과로 경기를 이겨온 것이 공통점이다. 3-4-3 포메이션으로 수비 지향적이며, 1골 차 승부에 능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국은 어느 때보다 전술적 역량이 빛을 발해야 한다. 

이번 대회 한국은 전술적 유연성이 좋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십에서 선수들에게 임시로 나눠준 전술노트가 큰 효과를 봤다고 했다. 

미드필더 고재현은 이 전술노트를 '마법노트'라고 칭했고, 포메이션 별로 전술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고 있다. 정정용 감독이 직접 만들어 챔피언십에 나눠졌던 마법노트는 대회 후 수거됐다. 선수단에겐 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나눠주기로 했지만, 결승전을 앞둔 지금까지 정정용 감독은 마법노트를 배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트피스 득점이 아쉽다는 생각을 가진 정정용 감독은 결승을 하루 앞두고 다시 배포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과 일문일답

-결승 오른 소감?
프랑스에서 개최하고 있는 여자월드컵 대표 팀 윤덕여 감독님과 이하 선수들에게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폴란드에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고 싶다. 폴란드 사람들이 친절해서 기분 좋고, 폴란드를 기억하겠다. 내일 마지막 결승전인데, 우리 국민 등과 선수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하나 돼 뛰는 마음으로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으면 좋겠다. 

-여러 전술 변화를 해왔다. 내일 마지막 한 경기인데 변화를 주실 생각?
내일 마지막 경기다. 신중에 신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도 강하다. 3월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한번 했던 팀이다. 플랜은 끝났지만, 우리 선수들 마지막 훈련을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준결승에서 아시아 기록 이야기했다. 이제는 욕심이 생겼을 텐데
우리 선수들이 작년에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때 제가 한 말이 있다. '준우승하면 연필 한 자루도 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저보다 더 (우승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더 할 말은 없다고 본다. 

-'막내 형' 이강인이 우승이라는 동기부여 줬다고 본다. 이강인에게 하고 싶은 말
(이)강인이는 하는 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 더 잘할 필요도 없고, 지금 하는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 여기 오면서 강인이가 '결승전인데 결승 같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 

-결승전 시간이 한국시간은 새벽 1시, 거리 응원할 정도로 국내 관심 큰데
스포츠라서 가능하다. 물질적인 것 때문에 뛰는 게 아니다. 잘하는 축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좋아하시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같이 뛰는 저희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과정에서는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가슴벅찬 일이 될 것이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이다. 

-가족의 도움이 컸을 것이다. 가족에 감사의 인사 
아까 통화에서 자기 이야기 꼭 해달라고 했다. 제가 집에 365일 중에 두 달 정도밖에 들어가는 시간이 없더라. 가족들 지켜줘서 고맙다. 딸이 '오빠는 만원 주지만 자기는 이만원 주겠다'고 했다.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린 것 맞지만, 코칭스태프 모두 한사람이 돋보이는 게 아니고 도움이 있어서 그렇게 됐다.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한국 기사를 봤다. 한국 팀이 조 추천에서 운이 없다. 죽음의 조에서 어떤 경기가 가장 어려웠나? 
조 추첨 때 폴란드 처음 왔다. 처음에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가 걸렸다. '올 게 왔구나' 생각했다. 그것보다도 본래 생각대로 월드컵 나오는 취지가 선수 육성이라 그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남아공 경기가 의외로 예선전에서 중요한 키포인트라 부담이 컸던 경기다. 모든 경기로 보면 당연히 한일전이 어려운 경기였다. 

-우크라이나가 우리와 비슷한 팀인데 어떻게 경기?
전 세계 축구는 점유율 축구는 아니고 빠른 템포의 축구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팀이 전체적인 조직력이 좋다. 축구는 상대성이 있다. 우리가 전략적인 전술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진행될지 저희도 지켜봐야 된다. 만약 적합하지 않으면 최대한 빠르게 변화시켜야 할 것 같다. 재밌거나 지루한 경기가 될 것 같다. 

-고재현, 우리는 선생님 좋아해서 선생님 위해 뛴다고 했는데 어떻게 마음 얻었는지 
표현력이 없는 선수다. 지도 철학은 지시가 아닌 이해 시키려 한다. 때리지도 않고 욕도 안 하려고 한다. 지도자를 신뢰할 수 있으면 모든 걸 운동장에서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90분 뛸 때 신나게 뛰는 건 그런 바탕이 돼 있으면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감독님의 롤모델?
롤모델은 있지만 밝힐 수는 없다. 일반생활에서도 축구 선수 시절에 나이가 들어도 철저하게 지키신 지도자가 솔선수범해주신 분이 있었다. 지도자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 

-마법노트 수거한 이후 월드컵 본선에서 안 준 이유? 
제가 말했다시피 대표 팀은 조직적으로 만드는 시간이 적다. 최대한 선수들을 이해시키고 경기장에 나타내게 해야 하는데, 영상으로도 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 두껍지도 않고 전술적으로 이해시키려고 했다. 생소한 부분들이 있다. 이해시키려고 줬다. 회수한 이유는 그게 나중에 가지고 다니면 좋은 쪽으로 쓰면 공유하겠지만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챔피언십 이후 저녁에 수거했다. 지금 저만 가지고 있다. 추후에 축구 발전 위해 쓰일 수 있으면 공유하겠다. 이번에 안 가지고 있는 건 움직임 등을 다 알고 있다. 업그레이드는 4주 훈련에서 할 수 있다. 해외파는 모를 수 있지만, 작년 세트피스 득점이 많았다. 이번에 세트피스 2골이 그렇게 들어갔지만, 이해도가 떨어질 거 같아서 결승전에 앞서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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