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진해수는 15일 두산을 상대로 통산 100홀드를 달성했다. KBO 역대 10번째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IA에서 SK로, SK에서 다시 LG로. 진해수는 데뷔 후 두 번의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기대가 큰 선수는 분명 아니었으나 지금은 누구보다 오래,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래 보아야 진가가 드러나는 선수 진해수가 데뷔 후 542경기 만에 100홀드를 달성했다.

진해수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LG가 4-2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LG만 만나면 평소보다 더 힘이 나는 'LG 킬러' 최주환을 상대로 144km 직구를 꽂아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점 리드를 지킨 진해수가 홀드를 추가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키움전 이후 16일 만에 홀드를 더하면서 꼬박 100개를 채웠다.

홀드라는 기록이 없었다면 진해수는 가치와 노고를 인정받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는 SK 소속이던 2013년(72경기)과 2014년(75경기), LG 이적 후에는 2016년(75경기)과 2017년(75경기) 모두 두 차례의 2년 연속 70경기 등판을 달성했다.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등판이 잦을 수밖에 없다지만 이 정도 기록도 쉬운 게 아니다. 리그 역사를 통틀어 투수로는 가장 많은 901경기에 출전한 류택현 KIA 육성군 코치(전 LG)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한 기록이 있다. 진해수는 43살까지 프로에서만 20년을 뛴 류택현 코치에 버금갈 만큼 팀을 위해 헌신했다.

▲ LG 코칭스태프는 올해 스프링캠프 초반 진해수의 준비 상태가 가장 좋다고 칭찬했다. ⓒ LG 트윈스
LG 이적은 그에게 전환점이 됐다. "손해 본 트레이드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겠다"는 말은, 그의 내성적인 성격을 생각하면 튀는 발언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진해수는 스스로 그 말을 현실로 바꿔놨다. 그리고 KIA와 SK에서 뛴 10년 동안 올린 홀드(32개)의 두 배 이상을 LG에서 달성했다. 2015년 트레이드 뒤 6월 15일 두산전까지 LG 유니홈을 입고 거둔 홀드가 68개다.

2017년 홀드왕(24개)에 오른 뒤 지난해 고전했던 진해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캠프를 자청할 만큼 부활 의지가 강했다. 최일언 코치의 조언을 받아 투구 동작을 수정하면서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갔고, 구속이 살아났다. 올해 직구 평균구속 141.5km는 LG 이적 후 최고 기록이다. 평균자책점 2.14로 홀드왕 시절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아닌 동료들에게 공을 넘기는 사람, 그게 진해수다. 그는 15일 경기를 마치고 "나 혼자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수들과 다른 투수들, 팀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또 이런 상황에서 늘 믿고 내보내 주신 감독님과 코치진 덕분이기도 하다"며 자신을 낮췄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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