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정준은 올해 1군 첫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형범이가 잘하는 거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두산 베어스 우완 박정준(27)은 보상선수 신화를 쓰고 있는 팀 동료 이형범(25)을 보며 희망을 키웠다. 박정준은 전라남도 순천, 이형은 전라남도 화순 출신이라 고등학교 때부터 잘 알고 지냈는데 올해 함께 두산에서 새 출발을 했다. 이형범은 최근 마무리 투수로도 안정감을 보여주며 "자신감이 완전히 붙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정준은 2011년 효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35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지명 받았는데, 지난해까지 1군 13경기 평균자책점 11.91을 기록한 뒤 방출됐다. 위기에서 올겨울 두산 입단 테스트 기회가 주어졌고, 육성선수로 계약을 맺었다.

2군 코치진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1군 등록 기회가 주어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9일 재정비가 필요한 윤명준을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박정준을 등록하면서 "직접 본 적은 없지만 2군 평가가 좋아서 불렀다"고 설명했다. 박정준은 2군 9경기(선발 6경기)에서 1승 1패 2홀드 37⅓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박정준은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두산 선수로 1군 첫 등판에 나섰다. 사이드암으로 등록돼 있는데 스리쿼터에 가까웠다. 박정준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로 14-2 대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만난 박정준은 "많이 떨렸다. 던지고 나서도 심장이 계속 뛰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두산에 입단한 뒤 박정준은 자신의 장점을 찾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변화구가 많이 없다는 생각이 컸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많이 생각했다. 두산에 와서 회전수를 알게 됐는데, 예전에는 직구에 자신감이 없었다. 2군에서 코치님들이 '네가 회전수가 제일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러면서 직구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변화구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 체인지업은 조웅천 2군 투수 코치의 권유로 배우기 시작했다. 박정준은 "코치님께서 체인지업을 던져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하셔서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코치는 1군으로 향하는 박정준에게 "네 공 충분히 좋으니까 가운데만 보고 던져라. 변화구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직구만 네 공을 던지면 된다"고 조언하며 힘을 실어줬다. 

첫 등판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70%밖에 못 보여준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박정준은 "히어로즈에 있을 때도 볼넷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 오늘(20일)은 그런 걸 안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털어놨다. 

다음 기회에는 남은 30%까지 채우고 싶다고 했다. 박정준은 "점수 차가 커서 부담은 덜했는데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다. 왼쪽 어깨가 빨리 벌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음 경기는 어깨를 닫아놓고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힘줘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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