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성적이 나와야 피곤해도 버틸 텐데…."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7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4연패 기간 팀 타격 페이스가 워낙 안 좋았다. 4경기 팀 타율 0.148(122타수 18안타) 5득점(경기당 1.25득점)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팀 장타율은 0.189에 머물렀다. 

묵묵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기록이 안 나오니까 가라앉아 있다. 성적이 나야 재미있어서 치고 그럴 텐데, 안 되는 상황에서 해보려고 하니까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4번 타자 김재환과는 몇 마디를 나누긴 했지만, 되도록 말을 아끼려 했다. 김 감독은 이럴 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면 오히려 선수의 머리만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배팅 케이지 훈련이 다 끝나지 않은 시점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가 꽤 내렸지만, 선수들은 어떻게든 공 하나를 더 쳐보려고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다. 케이지에서는 주장 오재원이 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그만 치고 들어오라"고 말렸고, 배팅볼을 던져주던 1군 매니저는 "공 하나만 더 던지겠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시야를 가릴 정도로 빗줄기가 굵어지자 하나둘 더그아웃을 뛰어 들어왔다.  

빗속 훈련의 보상이었을까. 경기 초반부터 꽉 막혔던 속이 풀리듯 안타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2회초까지 점수를 내진 못했지만 안타 3개를 때리며 시동을 걸었다. 

3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이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우월 투런포로 2-0 리드를 안기자 타선에 불이 붙었다.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9-1로 삼성을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페르난데스가 4안타를 몰아쳤고, 최주환과 김재호도 3안타 경기를 했다. 정진호는 2년 연속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오재원은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불펜에서 타격 훈련을 하며 경기 후반을 대비했다. 불펜 포수가 공을 던져주면 방망이로 가볍게 맞히기를 수 차례 반복했다. 7회말 대수비로 교체 출전한 오재원은 8-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에서 우중간 적시타로 이날 마지막 타점을 장식했다. 

한 경기로 모든 타자의 감이 살아난 건 아니지만, '안 맞는다'는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해방된 경기였다.    

김 감독은 "계속 (타격이) 안 터지면 내 속은 썩는다"면서도 "지난해 타율이나 홈런 수를 생각하면 조급해지고 밸런스도 무너진다. 오늘 상대하는 투수만 생각하고 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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