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 베일리가 디즈니 실사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디즈니가 또 새로운 시도를 한다. 흑인 '인어공주'의 탄생을 알린 것. 디즈니의 도전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디즈니의 실사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어리얼 역에 미국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Halle Bailey)가 낙점됐다. 할리 베일리는 지난 3일(현지시각) 자신의 SNS에 "꿈은 이뤄진다"는 글을 남기며 기쁨을 드러냈고 검은머리의 흑인 인어공주 이미지를 함께 남겼다.

할리 베일리는 2000년생으로 언니 클로이 베일리와 지난 2015년 듀오 클로이X할리(ChloexHalle)를 결성해 활동했고 올해 그래미상 신인상 후보에도 오른 R&B 가수. 또한 아역배우로 데뷔해 미국 드라마 '그로운-이시'의 시즌1(2008), 시즌2(2019)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 중이다.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인어공주'의 감독을 맡은 롭 마셜 감독은 "할리 베일리가 에어리얼 역에 필요한 영혼과 심장, 젊음, 순수, 그리고 훌륭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아이코닉한 역할을 연기하는 데 본질적인 자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 '인어공주'에 캐스팅된 할리 베일리의 트위터 캡처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갑론을박이 뜨겁게 벌어졌다. '인어공주'의 원작 애니메이션의 에어리얼은 하얀 피부에 빨간색의 헤어스타일이기 때문. 할리 베일리가 게재한 이미지의 인어공주 또한 구릿빛 피부에 검은색 머리카락이다.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을 두고 디즈니의 공식 SNS에는 "인어공주는 빨간 머리를 가진 백인이라는 걸 안다. 있는 그대로 해달라" "어린시절 속 인어공주가 아니다" 등의 반응이 터져나왔다. 또한 이런 의견을 내놓는 것이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인종차별주의'라는 반박이 거셌다.

그간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백인' 또는 '남성'으로 설정해 비판을 받아온 디즈니는 최근 이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첫 여성 솔로 히어로 영화 '캡틴 마블'(2019)을 내놓으며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리고 최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클라이막스에 여성 캐릭터들을 한 신에 담아내는 등 상징적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자신감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봉한 실사영화 '알라딘'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 캐릭터로 배우 윌 스미스를 기용해 작품의 흥행과 호평을 이끌어낸 것. 앞서 윌 스미스의 캐스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바 있다. 윌 스미스가 상징적인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어났고 이는 '인종차별주의'라는 반박이 나왔다. '인어공주'의 캐스팅 논란과 맥이 닿아있는 부분이다. 원작의 '재해석'은 어디까지냐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은 디즈니의 모험이다. 이번에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흥행을 거둘지 등 기대와 우려가 섞인다.

'인어공주'는 오는 2020년 초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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