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 부주장 최성근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제가 잘한 것은 없어요."

수원 삼성의 대체 불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최성근(28)은 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에서 수원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다.

경주한수원과 3일 FA컵 8강전에 부상으로 경기 직전 빠졌던 최성근은 이날 진통제를 먹고 선발 출전했다. 주장 염기훈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최성근은 중원 수비를 책임지며 무게중심을 잡았다.

◆ 결정적 쐐기골 넣은 최성근, 후반 운영 아쉬움을 짚다

최근 리그 2연속 무실점의 핵심 선수로 꼽히는 최성근은 제주전 승리의 쐐기골이 된 전반 43분 헤더 득점으로 제주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홍철의 코너킥을 잘라 먹은 최성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철이 형 크로스가 워낙 좋았다. 내가 잘 한 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알렉스가 안나갔으면 들어가는 게 아니었는데 나가서 들어갔다. 철이 형 크로스가 아주 잘 왔다. 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약속하진 않았다. 운 좋게 된 거 같다."

하지만 이 골은 매우 중요했다. 제주는 후반 중반 이후 역습 공격을 통해 수원 수비를 위협했는데, 한 골 차이 리드였다면 심리적 안정감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임생 감독이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위한 체력 안배 교체도 하기 어려웠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최성근은 "일단 우리가 엄청 힘든 시기였다. 이긴 게 다행이다. 오늘로 만족 안하고 다음 경기 잘해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담백한 소감을 말했다.

제주전 승리로 만족해선 안된다는 것을 최성근은 잘 안다. 제주가 현재 리그 11위로 부진한 팀이라는 점에서, 후반전 경기력은 전반전만 못했다는 점에서 냉정하게 이날 승리를 짚었다.

"오늘은 많이 간절했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팬들도 그랬겠지만 힘든 시기였다. 오늘 정말 잘못됐다면 안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었다. 오늘 고비를 잘 넘겼다. 오늘이 다가 아니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2017년 수원에 입단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최성근은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수원 데뷔골을 넣었다. K리그1 첫 골은 지난 5월 29일 포항 스틸러스전에 기록했다. 최성근의 득점으로 승리한 포항전 이후 5경기 동안 수원은 이기지 못했다. 무승을 끊은 제주전에 자신의 K리그 통산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기회가 오면 열심히 넣어야죠"라고 말한 최성근은 자신의 골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자신이 넣은 골로 인한 효과보다 그 이후의 대비를 먼저 말했다.

"팀이 추가골을 넣은 것에 대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우리가 전반에는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엔 수비적이었다. 보완해야 한다. 체력적이나, 이기고 있을 때 풀어가는 법 보완해야 한다."

▲ 결정적 추가골을 넣은 최성근 ⓒ한국프로축구연맹


◆ 리그 2연속 무실점에도 최성근은 보완을 말했다

최성근은 자신이 수원 수비에 차지하는 큰 비중에 대해서도 겸손하게 답했다. 수비는 팀의 성과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이 정도로는 안된다고 했다.

"내가 잘 한 것은 없다. (민)상기는 잘하더라. 팀이 수비 라인에서 끈끈해졌다. 서로 도우려고 하고 간격도 좁게 하려 하고 나간 공간 커버하려는 게 좋아진 건 확실하다. 그래도 경기력을 보완해야 한다."

최성근은 염기훈이 없었던 제주전 수원의 정신적 구심점이었다. "들어가기 전부터 선수들이 서로 도와주자고 했다. 누구나 할 거 없이 힘들 면 더 뛰어주자고 했고, 그게 잘 나왔다." 

▲ 수원 맨으로 자리 매김한 최성근 ⓒ한준 기자


◆ 수원 부주장의 자격, 최성근이 보여준 '팀 정신'

최성근은 수원 주장으로 뛴 자부심보다 역할의 중엄함을 말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뛴다는 것 자체가 수원 팀에서 하는 게 영광이고 책임감이 따른다. 선수들이 힘들 때 어떻게 돕고 팀이 어려울 때 어떻게 희생하느냐가 중요하다."

제주전 전반전 2-0 리드에도 수원 팬들은 후반전 시작에 앞서 구단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다. 최성근은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픈게 가장 크다. 그만큼 팬들에게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오늘을 계기로 준비 잘해서 팬들이 웃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인천전 승리를 다짐했다.

"지금은 준비 보다 회복이 중요하다. 연전이다. 회복 잘 해서 다음 경기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경기 내용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간절한 건 결과다. 두 가지 가져가려면 더 준비하고  앞으로 준비가 더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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