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윤진호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누군가는 하루에 2~3개도 치는 홈런인데, LG 윤진호에게는 딱 하나가 오기까지 11년이 걸렸다. 비록 홈런이 나온 날 경기를 4-11로 완패하면서 마음껏 기뻐하지는 못했지만 동료, 가족과 함께 재미있는 추억을 쌓았다. 

윤진호는 10일 "홈런을 못 치니까 아내가 '홈런 치면 300만원 줄게!' 했었는데 정말 홈런이 나왔다. 바로 입금이 돼 있어서 오늘 커피와 피자를 샀다"며 웃었다.  

더그아웃에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윤진호는 괜찮다고 했다. "어차피 타석에 들어가는 상황이 점수 차가 크거나 작아야 나오지 않나. 어제는 크게 지고 있어서 좋아할 수가 없었다."

대신 윤진호의 홈런으로 팀 동료들이 마치 이긴 것처럼 기뻐햤다고 한다. 윤진호는 "홈런으로 팀 분위기가 올라가서 좋았다. '내일은 무조건 이긴다', '텐션 올라왔다', '졌지만 (윤)진호 형이 홈런쳐서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고들 했다"며 동료들의 분위기를 전해줬다. 

퓨처스 팀에 있는 채은성 최동환, 상무 양석환도 윤진호를 축하했다고. 윤진호는 "나이는 잘 먹고 있구나 싶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홈런이 버킷리스트에 있었다. 장난삼아 은퇴 전에 하나쯤 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나 쳐서 마음은 편해졌다. 이제 3루타 하나 남았다. 죽어라 뛰어보겠다"고 다음 목표를 밝혔다. 윤진호는 광주일고 시절 홈런을 쳐봤지만 인하대에서는 손맛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대신 퓨처스 팀에서 5개 정도 친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홈런 공은 구단을 통해 전달받았다. 9회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라 그대로 집에 가져갔다고. 윤진호는 "아내가 글씨 써줘서 보관할 생각이다. 이사 중이라서 보관 중이고 다 끝나면 잘 보이는 곳에 두려고 한다"며 뿌듯한 얼굴을 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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