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돈 PD. 제공|(주)더콘텐츠메이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소비자 고발', '먹거리X파일'의 이영돈 PD가 고 김영애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이영돈 PD는 지난 11일 서을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뒤늦게나마 김영애씨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비롯해 자신의 이름을 건 '소비자 고발', '먹거리X파일' 등을 선보여 온 그는 시청자의 피부에 와 닿는 실용적 콘셉트의 PD 저널리즘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은 탐사보도 분야의 대표 얼굴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각종 논란과 송사에 시달렸고, 특히 2007년에는 배우 고 김영애가 부회장으로 몸담았던 참토원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뒤에는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영돈 PD는 항소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 과정에서 참토원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고, 김영애는 남편과 이혼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다시 태어나면 탐사보도를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이영돈 PD는 "전부터 가슴을 억누르는 일이 있었다. 2007년 황토팩에 관련한 프로그램이다. 김영애씨란 크고 위대한 여배우가 관련돼 있다"면서 2017년 별세한 고 김영애를 언급했다. 그는 "이후 5년간 소송이 진행되고 하며 김영애씨가 받았을 고통을 느끼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계속 괴롭혔다"고 토로했다. 이 PD는 "2017년 김영애씨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그랬다. '문상 안 가냐' 하는 댓글 등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가고 싶었다. 하지만 용기가 안 났다"고도 고백했다.

이영돈 PD는 "언젠가는 이야기해야하는데 언제가 되어야 할지 시점을 잡기도 어려웠다. 이 자리를 빌려서 김영애씨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늦었다는 걸 저도 안다. 언제 사과하더라도 왜 이제 하느냐는 오해를 벗기는 어려울 것 같다.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하겠더라"라며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을 것이다. 평생 짊어질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김영애씨가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드시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방송사를 나와 현재 유튜브 채널 1인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돈 PD는 과거 '이영돈 PD가 간다'의 그릭 요거트 관련 부실취재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실수가 있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저 역시 찾아가 사과를 했다. 저는 또 제품 광고를 했다. 그릭요거트도 아니고 콜레스테롤 저하 기능성 음료였지만, 물론 제가 시기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다. 사과하고 수익금은 모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왕카스테라 경우 '이영돈 PD 때문에 다 망했다' 하는데 사실 그로부터 3년 전에 그 프로그램을 그만뒀다. 워낙 이미지가 강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영돈 PD는 재차 "다시 태어나면 탐사보도를 하고 싶지 않다. 지금도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 말씀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탐사보도를 했고 학문적으로도 연구했지만, 일반화의 오류가 있다. 뭔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비슷한 업종, 식당 전체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해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고 그것이 괴로웠다. 다시 태어난다면 잘잘못을 떠나 고발이나 탐사프로그램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강한 먹거리, 식생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영돈 PD는 "저는 영화배우 폴 뉴먼이 운영하는 미국식품 회사 ‘뉴먼스오운’처럼, 건강과 장수에 대한 노하우를 체계화하고 전하고 싶다"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취재하고 전문가와 함께 알리고 전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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