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박주영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작은 것 하나로 실점했지 내용은 밀리지 않았어요."

1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에 나선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신중한 목소리를 냈다. '경인 더비'라는 껄끄러운 사이로 묶인 인천전을 이겨야 상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유상철 감독 체제의 인천에 대해서도 확실히 분석한 최 감독이다. 욘 안데르센 감독의 뒤를 이어 인천에 부임한 유 감독은 지난 5월 19일 대구FC전을 시작으로 10일 수원 삼성전까지 9경기를 치렀다. 1승2무6패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 경기력은 초반과 비교해 하능 좋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수원전에서는 치고 받는 경기를 치르며 2-3으로 졌다.

최 감독은 "유 감독이 온 뒤 인천은 달라졌다. 운이 좋지 않아 졌을 뿐 내용은 좋더라. 작은 것 하나로 실점했지, 내용은 밀리지 않았다. (기존에는) 승점만 얻겠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다"고 기 싸움에서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올 시즌 실리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승점 쌓기가 더 중요하다.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까지 갔던 기억이 서울을 과거 최용수 체제의 실리 축구로 바꿔 놓은 것이다.

인천과는 지난 4월 21일 8라운드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하위권에 승점을 얻지 못하면 최소로 설정한 다음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3위 이내) 성적을 내기 어렵다.

이날 인천전에서도 전반 15분까지 인천에 3개의 슈팅을 내주는 동안 서울은 한 개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버티면서 기회를 엿봤고 전반 종료 직전 힘 싸움에서 앞선 박동진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 뒤꿈치로 패스한 것을 고광민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전반 종료 후 볼 점유율은 59%-41%로 서울이 앞섰다. 실제 경기 시간도 18분40초로 12분51초의 인천에 월등하게 앞섰다. 인천은 5개의 슈팅 중 1개만 골문 안으로 향했다. 서울은 3개 중 2개가 골문 안으로 갔고 1개가 골이 됐다. 실리를 추구하는 서울의 전략이 먹힌 셈이다.

후반에도 인천은 서울에 파상공세였다. 하지만, 서울은 미세한 차이를 놓치지 않았다. 37분 박주영의 추가골이 그랬다. 인천은 바로 직전 공격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고 최범경이 키커로 나섰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보냈다.

이후 공격에서 서울은 침착하게 공격을 전개했고 수비의 볼을 자른 뒤 오스마르가 전진 패스, 박주영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정산 골키퍼가 조금 앞으로 나온 것을 보고 머리 위로 뛰워 넣은 골이다. 특유의 감각이 만든 결과였다. 첫 슈팅이 골이었다는 점에서 더 놀라웠고 실리적이었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달라졌다. 추격하던 인천은 얼었고 서울은 환호했다. 곧바로 서울 팬들은 인천을 향해 '약한 연은 역풍에 추락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들어 올렸다. 패기만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2-0으로 서울이 이겼다.

서울의 실리 축구에 열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인천이다. 작은 실수는 이번에도 덮이지 않았다. 서울 팬들은 인천을 향해 "인천 강등"을 외쳤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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