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류중일 감독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승리 공식이 통하며 LG가 3연패에서 탈출했다.

류 감독은 1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에서 전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류 감독은 "우리가 시즌 초반에 좋았던 것은 윌슨-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힘이 컸다. 세 명의 에이스급 투수들이 나올 때마다 승리를 챙기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 투수들이 나올 때는 이닝도 길게 끌었기 때문에 불펜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선발이 버티면 지켜 내는 힘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의 승리 공식은 선발의 긴 이닝 투구와 지키는 야구로 집약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날 LG 경기가 그랬다.

선발 윌슨은 7이닝까지 책임지며 선발투수로서 몫을 다했다. 7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

투심 패스트볼로 우타자의 몸 쪽을 찌른 뒤 슬라이더로 바깥쪽을 공략하는 교과서적 볼 배합이 제대로 통한 한판이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삼성 리드오프 김상수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하며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맞았다.

이어 박해민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공을 잡은 윌슨이 1루로 악송구를 하며 김상수에게 홈을 허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 3루로 몰렸고 러프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2점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후 윌슨은 철벽투를 보였다. 삼자범퇴 이닝은 2이닝뿐이었지만 빼어난 관리 능력을 뽐내며 긴 이닝을 던졌다.

특히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에는 1번 김상수부터 3번 이원석까지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선발이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버텨 내니 타선도 힘을 냈다.

0-2로 뒤진 3회 이천웅-오지환-이형종이 연속 안타를 치며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5회엔 주자 정주현의 재치로 한 점을 더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7회에는 김현수의 우월 2루타가 터져 나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김대현이 1실점 하기는 했지만 진해수와 고우석이 만점 계투 릴레이로 점수를 지키며 승리할 수 있었다.

류 감독은 "전반기 마무리를 잘해야 후반기에서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다. 전반기 마지막까지 안 좋았던 선발투수들이 한 번씩 모두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모두 좋은 투구로 좋은 마무리를 한다면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윌슨은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역투하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윌슨이 만들어 놓은 승리의 기운이 LG의 좋은 마무리에 힘이 될 수 있을까. 윌슨의 시즌 9승(5패)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LG가 이길 수 있는지를 알린 역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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