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L 경기에 나선 김우석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대구FC의 김우석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K리그 3위 내에 드는 것을 목표로 꼽았다.

대구FC는 2018시즌 후반기부터 K리그1의 다크호스로 자리를 잡았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끌어들인 뒤, 세징야와 에드가 외국인 선수와 빠르고 많이 뛰는 김대원과 정승원이 성장하면서 역습 전술에도 힘이 붙었다. 2018시즌을 FA컵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2019년은 도약의 시기다. DGB대구은행파크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평균 관중이 1만 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해 3번의 승리를 거두며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대구는 K리그1 5위를 달리면서 여전히 상승세를 잇고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힘겨운 싸움인 것은 지난해와 매한가지. 다만 지난 시즌의 '기적'을 기억하고 있기에 대구는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2018시즌 후반기 팀의 수비 주축으로 성장해 2019시즌 주전으로 자리 잡은 수비수 김우석에게 '대구의 끝나지 않는 꿈'을 물었다.

◆ 경험: 힘들지만 또 가고 싶은 무대, ACL

대구는 ACL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 산프레체 히로시마, 멜버른 빅토리와 한 조에 속해 경쟁했다. K리그 경기 가운데 3번의 해외 원정까지 다니느라 몸은 지쳤다. 대구의 스쿼드가 두껍지 않아 더 어려웠다. 김우석은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다. 리그와 병행하는 게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설렘이 다르다. 힘은 들지만 또 한 번 해보고 싶다. 처음에 이겼던 경기들이 있으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3승 3패로 아깝게 탈락의 맛을 보고 돌아왔지만 그 자체가 경험이기도 했다.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동기부여였다. 김우석은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ACL에 나온다. 한 번 부딪혀 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런 경험 자체가 좋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ACL에 한 번 나가봤으면 조별 리그는 통과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 홈에서 멜버른을 꺾은 뒤 인사하는 대구 선수단.

◆ 당면 과제: 줄부상 속 수비 조직력

대구는 현재 5위다. 지난해 전력을 고스란히 지키면서 전반기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지난 10일 열린 전북전에서 이른 실점으로 경기 전체가 무너지며 1-4로 대패했다. 대구는 14일 성남FC전에서도 몇 차례 아찔한 위기를 줬다. 1-0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바위같던 수비 조직력에 금이 가고 있다. 김우석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공에 쏠리는 경향이 강했다. 조직력이 문제다. 훈련으로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냉정히 돌아봤다. 

주전 여럿이 부상으로 빠진 탓이다. 중앙에서 스리백을 조율하던 홍정운은 무릎을 크게 다쳐 시즌 내 복귀가 어렵다. 장신 수비수 정태욱도 최근 허벅지가 좋지 않아 재활하고 있다. 누군가 수비진의 리더 홍정운을 대신해야 하고 김우석이 유력한 후보다. 김우석은 "매경기 저도 뛰었지만 정운이 형이 있고 없고 차이가 있다. 지난해부터 함께 뛰면서 소통도 잘 되고 믿음도 있었다. 제가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경기가 잘 안풀리다보면 자신감이 또 떨어질 수 있다. 한 선수가 이탈해서 흔들린다면 좋은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조직력을 다시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희훈, 박병현, 김태한 등 여러 수비수가 번갈아 출전하고 있다. 김우석은 "(정)태욱이, (홍)정운이 형, 저 이런 체제로 가면서 다르게 바꿔서 해본 적이 없다. 플랜B를 짜고 훈련을 해봤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부상자가 생기면서 자리가 자꾸 바뀌면서 조직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흔들리는 점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자리를 바꾸면 소통이 어렵다. 계속 이렇게 (여러) 플랜을 짜보는 게 괜찮은 것 같다"며 "정운이 형이 경고 누적으로 없을 때 중앙 수비를 본 적이 있다. 소통이 중요하다. 가운데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완점으로 얘기했던 수비 리드 능력 같은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석은 전북전의 대패가 약이 될 수 있다는 생각한다. 대구는 전북전 전까지 4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뒀다. 오히려 전북전 대패로 바짝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14일 성남FC전 승리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우석은 "크게 지고 나니까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계속 경기가 있어서 다르겠지만 마음가짐을 새로 다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전 득점에 성공한 김우석 ⓒ한국프로축구연맹

◆ 성장: 신인에서 대들보로

김우석은 2016년 대구에 입단했다. 2017년 12경기, 2018년 20경기를 출전한 데 이어 시즌 절반이 가량 지난 현재 20경기에 출전했다. 김우석은 자신이 차근차근 성장했다고 말한다. 

그는 "사실 꽤 오랫동안 2군에 있었다.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었다. 최원권 코치님이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보셔서 단점을 잘 알고 있으시다. 예를 들어 제공권이 좋지 않으면 미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알려주시고. 헤딩 연습도 자주 시켜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꾸준히 훈련해오면서 안드레 감독님도 신뢰를 주셨다. 2군에 있어도 경기를 잘할 수 있게 가르쳐주셨다. 그렇게 배워가면서 경기에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우석은 스스로를 잘 알고 있었다. 동료들의 이탈 속에 그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고. 김우석은 일단 자신의 장단점을 "피지컬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주력은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수비 커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기술은 김우석의 장점이다. 김우석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좀 풀어나오려고 하는 습관이 좀 있었다. 막 걷어내는 것보단 수비를 제치고 공을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그게 되면 좋은 상황인데 안되면 큰 위험이 된다. 장점이긴 한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는 동작이다. 잘 생각하고 쉽게쉽게 해야 할 것 같다. 잘 가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을 안정적으로 점유하고 패스하는 것은 공격 기회를 늘리고 자연히 수비할 시간은 줄이는 효과가 있다. 

보완하고 싶은 과제도 뚜렷하다. 김우석은 "수비를 리드하면서 컨트롤하는 능력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공권도 그리 좋지 않아서 더 성장해야 할 점인 것 같다. 낙하 지점이나 헤딩 타점을 잘 잡지 못한다. 원래 (홍)정운이 형이 헤딩을 하면 제가 커버를 했다. 지금은 헤딩할 선수가 없으니까 제가 나가면서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석은 팀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는 "대구란 팀을 처음엔 강팀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좀 뛰기 시작하면서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됐다. 저희 팀끼리 뭉쳐서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설레고, 팀이 달라지니까 매 경기를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좋은 경기력에 팬들도 좋아해주시고 결과가 나는 것도 좋아해주신다"며 웃었다.

▲ 인터뷰한 김우석

◆ 목표: ACL 재도전, 3위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

2019시즌은 FA컵에서도 경남FC에 패하며 탈락했다. ACL 도전도 이미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것은 K리그. 다시 한번 ACL 출전이란 꿈을 꾸고 있다. 김우석은 "처음엔 우승 경쟁을 위해 싸워보고 싶었다. 저희가 상위 스플릿에 가본 적은 없다. 하위 스플릿에 떨어지지 않고 경쟁하면 좋겠다. 개인 목표보다는 팀 목표가 더 크다. 리그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ACL에 다시 나갈 수 있는 3위 정도"라고 말했다.

또 하나 김우석이 놓치지 않는 목표는 팬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김우석은 "선물도 갑자기 받고, 매번 사인을 기다려주시는 분들도 너무 많다.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고. 열렬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제 얼굴을 알아보는 팬들도 생겼다. 저만 응원해주시는 팬도 있으시니까. 축구하는 선수들은 팬이 동기부여를 주신다. 홈에선 어떻게든 득점하려는 마음이 크다"면서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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