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X101' 공식 포스터. 제공| Mnet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프로듀스X101'을 둘러싼 조작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을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중의 공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심지어 "검찰 수사로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국회의원까지 나섰다. 그런데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제작진은 5일 동안 입을 굳게 다물다가 "순위의 변동은 없었다"고 애매모호한 입장 발표로 오히려 조작 의혹만 더 키웠다. 

'프로듀스X101'은 연습생들의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프로듀스X101' 결승에서는 엑스원이라는 이름으로 최종 데뷔할 11명의 멤버가 선발됐다. 그런데 엑스원의 탄생보다 더 관심을 얻은 것은 제작진이 내놓은 '이상한 결과'였다. 

모든 연습생들의 득표차는 대부분이 2만 9978표거나, 혹은 7494표, 7495표 차이가 났다. 또한 연습생들이 획득한 득표수는 '7494.442'라는 숫자의 배수였다. 득표수에 규칙이 있다보니 '마법의 숫자'까지 등장했다. 토니의 득표수 28만 4789표에 다른 연습생의 득표수를 합치면, 또 다른 연습생의 득표수가 나온다는 것. '대국민 투표'를 표방한 '프로듀스X101' 결승에서 나온 결과라기엔 너무나도 허술했고, 또 의심스러웠다. 

시청자들은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팬들은 '진상규명위원회'까지 만들었고 소송을 담당할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시청자들은 '프로듀스X101' 방송 제작에 문제가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원회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24일 오후 확인된 민원만 해도 260여 건. 방심위 측은 앞으로도 더 많은 민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 '프로듀스X101' 로고. 제공| Mnet

더이상의 논란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제작진은 24일 늦은 오후에서야 SNS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최종득표수에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순위의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취지였다. 

엠넷 측은 "제작진은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고,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며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해명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불타오른 조작 의혹에 기름만 부은 격이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고 오히려 반박하고 나섰다. 제작진이 공개한 최종 득표수를 비율로 계산했을 때, 제작진의 해명대로 소수점 둘째자리로 반올림하면 모든 연습생 득표율이 0이나 5로 맞춰 떨어진다. 시청자들은 "득표수를 계산한 것이 아니라, 득표율 합이 100이 되도록 인위적으로 배열하고 연습생들을 거기에 끼워맞춘 것"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 '프로듀스X101'을 통해 탄생한 엑스원. 제공| 엑스원 공식 SNS

제작진이 끝까지 '로우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일각에서 제기된 조작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해명대로 최종득표수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면 증거만 공개하면 될 일이다. 굳이 '복수의 방법'으로 '재차' 검증했다고 구구절절 해명하는 것보다 한 번의 '로우 데이터' 공개가 빠를 일이다. 논란을 단번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을 두고 굳이 돌아가는 제작진을 볼 때 시청자들의 의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논란 속에 팬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조작 의혹을 풀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은 사기죄이자, 채용비리"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데뷔가 확정된 11명의 엑스원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일부에서는 엑스원이 아니라 '엑셀원'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축하를 받아야 할 엑스원이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된 것. 이런 상황에서도 제작진은 나몰라라 무책임하게 엑스원의 8월 데뷔만 준비하고 있다. 

제작진은 "국민 프로듀서님들께 사과드린다"며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문자투표시스템 및 집계 과정을 보완하고, 더욱 더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이 지금처럼 이 문제를 외면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시즌을 이어가는 것도 힘들 수 있다. '양치기 소년'을 믿어줄 '국민 프로듀서'들은 더이상 없기 때문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