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면 뭐하니'로 돌아오는 MBC 김태호 PD. 제공|MBC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김태호PD가 돌아왔다. '무한도전'이 막을 내린지 약 1년4개월, 그는 새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들고 다시 시청자를 찾는다.

김태호 PD는 25일 오후 서울 상암MBC에서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컴백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13년 만에 '무한도전'의 막을 내리며 깉은 자리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 시간을 가졌던 김태호 PD는 "떨리긴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태호 PD는 오는 27일 첫 방송하는 토요일 예능 '놀면 뭐하니', 오는 8월 18일부터 방송되는 일요일 신예능 '같이 펀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놀면 뭐하니?'는 유튜브에 먼저 공개됐던 첫 콘텐츠인 '릴레이 카메라'를 재편집해 선보인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27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6시30분 본격 방송을 시작한다. 평소 스케줄 없는 날 "놀면 뭐하냐?"고 말하는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맡기면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를 비롯해 즉흥과 우연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날의 자리는 아직은 '맛배기'만 한 '놀면 뭐하니'에 대해, 돌아온 김태호 PD가 그리는 새로운 예능에 대해 속시원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최초의 자리였다. 홀로 테이블에 앉은 김태호 PD는 그간의 이야기를 훌훌 털어놨다.

다음은 김태호 PD와의 일문일답.

▲ '놀면 뭐하니'로 돌아오는 MBC 김태호 PD. 제공|MBC
-첫 인사

"작년 3월에도 여기서 인사드렸던 것 같은데 떨리긴 한다. 1년3~4개월 만에 인사드리게 됐다. 작년에는 '무한도전' 하면서 못 가진 시간들,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 저녁밥이란 걸 집에서 먹으며 저녁이 있는 삶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하나는 PD였지만 시청자였던 시간이 별로 없었다. 집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정해서 1시간 이상 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못 드렸나 생각도 들었다. 혼자 인사드리고 있지만 저보다 채현석PD 등 후배들이 많은 시간 애쓰고 있다. 유튜브 내용을 그대로 모아서, 유튜브 시청자와 TV 시청자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거의 손보지 않고 그대로 선보였다. 이번에는 TV 콘텐츠에 맞춰서 선보일 것이다."

-'놀면 뭐하니'에는 '릴레이 카메라' 외에 조세호의 집에서 벌어지는 '조의 아파트', 또 다른 라이브 카메라 '대한민국 라이브' 등의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확장성이 돋보인다.

"관찰예능은 아니고 캐릭터 버라이어티를 가고자 한다. 인력 구성이 항상 세팅하기가 힘들더라. '릴레이 카메라'가 바늘과 실처럼 모아온 인맥 자체가 서로서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세호씨 집에서 모이는 시간이 있었는데 단시간에 친해지고 처음 보는 모습이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릴레이 카메라'는 나를 찍거나 주변인, 친한 사람을 찍었다면 '조의 아파트' 경우는 유대관계를 가진 분들이 스튜디오 버라이어티보다 쫀쫀한 재미를 만든 것 같다. '대한민국 라이브'는 우리를 찍던 걸 주변으로 돌렸다. 대한민국의 교통수단을 새벽부터 밤까지 짚어봤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갔다. 편집하며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유재석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릴레이 카메라'도 있고, '조의 아파트'도 있고, '대한민국 라이브'도 있고 하나하나 시즌제로 고민하던 아이템을 넣었다. '놀면 뭐하니'를 플랫폼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올 초부터 고민하는 프로그램을 리얼한 카메라 안으로 넣으려 했다. '무한도전'처럼 10년 이상 하려고 가져온 것은 아니고 하나의 플랫폼처럼 생각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겠다 하는 것은 독립적으로 확장하려고 고민하는 중이다."

-'놀면 뭐하니'는 릴레이 카메라' 경우 유튜브로 선공개했는데 향후 계획은?

"TV와 함께 모바일의 접근성이 중요하지 않나. 융합해서 같이 가긴 해야겠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릴레이 카메라'가 담았던 내용 자체가 방송용 콘텐츠로는 꽉 차있지 았았다. 대신 처음 보는 유재석씨의 리얼한 모습, 한숨도 쉬고 거친말도 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방송은 물론 유튜브, 포털과도 공존해 가려고 한다.

방송에 나간 것은 네이버를 통해 갈 것이고 유튜브 통해서는 방송에 담지 못한 것이나 생략해서 직접적으로 담지 못한 것을 담아볼까 한다. 현장 리액션이 재미가 있는데 흐름에 안 맞는 것은 걷어낸 상황이기도 하다. 리액션캠 같은 걸 제작해도 재밌겟다는 이야기를 내부에서 하고 있다."

▲ '놀면 뭐하니'로 돌아오는 MBC 김태호 PD. 제공|MBC
-'무한도전' 이후 유재석과 돌아왔다. 기대가 높은데 부담이 없나?

"2049 타깃 시청률이 전체 합쳐도 10%가 안 되는 시간대다. 숫자가 평가 기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평가 기준은 다음날 '너 그거 봤니' 아니겠나. 사람들의 인식에 남아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놀면 뭐하니'라는 제목 자체가, 저나 유재석씨 맨날 이야기하면서 둘이 같이 돌아온다 라는 자체가 힘들었다. '무한도전'도 처음에 힘들었듯 처음이 힘들텐데, 둘이 돌아오는 게 서로에게 부담일 것 같아서 '놀면 뭐하니,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예전부터 유재석씨가 평소 많이 쓰는 말인데 본인은 잘 모르더라. 이 시간 재방송이 나가고 있어서 이 시간 놔두면 뭐하나 생각도 했다."

-'놀면 뭐하니'는 고정 출연자가 유재석뿐이라고.

"엄청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이시간 재밌게 놀아보자로 갈 것인지 저희도 고민하고 있다. 1~6회를 촬영했는데 공통을 뽑아보면 리얼인데 진짜 리얼한. 제작진이 없어 결핍된 느낌도 있다. 그것이 생생한 느낌도 있다. 유기적으로 전달되는 느낌도 있다. 이 코드를 가지고 이후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세호씨는 세트 제공자랄까. 조세호씨가 없어도 그 집이 나오기도 한다. 처음부터 캐릭터 버라이어티라고 정하지는 않았다. 하다보니 이렇게 해도 재미있겠다 했다. 생각해보면 저도 13년간 프로그램을 하나밖에 못해서 딘딘씨나 유노윤호씨가 새로웠다. 고정적 출연자는 아니지만 일단 '릴레이 카메라'를 하신 분들이 일단 나와 있다."

-시청자로 인상깊게 본 프로그램이 있다면?

"작년 초에는 '하트시그널' 보면서 저도 가슴 설렜던 기억이 있다. 아시는 분 통해서 어떻게 찍었나 물어보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대탈출' 보면서 제작진이 진짜 고생 많았겠다 했다. 저거 진짜 쉽지 않은 것인데 끝까지 해냈다는 게 감사하다, 고마웠다는 기억이 난다. 올해는 넷플릭스나 OTT에서 재미있는 드라마도 보고 다큐도 많이 봤다.

두루두루 보려고 했는데, 초반에도 말씀드렸지만 한 자리에 앉아서 한 콘텐츠를 오래 보는 게 힘들다는 걸 저도 경험하면서. 저희가 너무 재미있는 방송이 준비돼 있으면 시청자가 즐거우시겟다. 재밌는 거 보여드리는데, 이런 자만섞인 생각을 했던 걸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 '놀면 뭐하니'로 돌아오는 MBC 김태호 PD. 제공|MBC
-왜 유재석이었나.

"제가 유재석씨를 선택한 건 아니고 유재석씨가 저를 선택한 것 같다. 예능 새로운 거 없을까, 바꿔갈 거 없을까, 큰 그림을 이야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 분이 토요일로 오게 된 건 귀소본능 때문이 아닐까. '무한도전' 하면서 라이프 스타일이 14년간 목요일 녹화 토요일 방송에 맞춰져 있다. 다른 생각이 안 들더라. 목요일마다 이야기하던 걸 이렇게 방송하면 어떨까 이야기했다.

유재석씨 경우는 관찰예능은 접근을 안 하시고 버라이어티 형태를 하신다고 오해를 갖는데 제가 아는 예능인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고민한다. 새벽 6새 홈쇼핑 하는 박명수를 볼 정도로 모든 시간을 TV와 함께한다. 그러다보니까 예능을 보는 눈이 넓다. 나까지 트렌드에 맞는 걸 올인하자니 비는 큰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본인 스스로의 책임감도 있는 것 같다. 연기자와 PD와 관계가 아니라 업계의 선후배 관계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껀 어떻게 하지 할 때 다음 스텝이 무겁다면 무거울 수 있었을 텐데 쉽게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무한도전'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여전한데.

"'토요일 토요일은 무한도전'이라는 시즌2 제목을 정해둔 적도 있었다. '무한도전' 저도 다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고 MBC로서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열어두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끝날 때 아쉬웠던 건 그런 거였다.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이 허브가 돼서 스핀오프가 생겨났다면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무한도전'만 집중해도 1주일간 바쁠 수 있는 형태를 꿈꿨다."

-MBC에 계속 남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너의 꿈이 MBC 사장이냐 묻는 사람도 있다. 저는 PD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 작년 '무한도전'이 끝나고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일정 기간은 떠나 프로그램을 안 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하고 싶었던 건 '시스템'이다. 요즘 워낙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시스템이 견고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인력이 줄어 힘들어지기도 한다. '무한도전' 할 때도 동료가 뒤에 있는데 저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이번만큼은 같이하는 걸 강조해서 결과물을 보고 싶었다. MBC 안의 훌륭한 후배들과 적합한 아이템을 긴 시간 이야기했다. 저 혼자라면 상반기에 뭔가 했을 수도 있지만, 저도 팀장이 처음이라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뭔가를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방송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저 혼자지만 다음에는 아닐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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