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사키 로키 ⓒ 일본 야구 대표팀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많은 투수를 길러내지 못한 잘못입니다."

고시엔의 길목에서 승리를 포기한 감독이 있다. 에이스이자 전국구 스타로 주목 받은 사사키 로키를 현 대회 결승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오후나토고교는 2-12로 대패해 35년 만의 고시엔 진출이 좌절됐다. 이 결정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회 전부터 "사사키에게 의존하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던 고쿠보 요헤이 감독은 자신의 뜻을 밀고 나갔다. 

사사키는 일본 고교생 최고 구속인 163km를 기록한 '차세대 괴물'이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의 종전 기록 160km를 넘었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은 물론이고 몇몇 메이저리그에서 그를 보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결승전까지 오는 과정에서 혹사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1일 모리오카고교와 4회전에서 12이닝 동안 194구를 던졌다. 8강전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준결승전에서 다시 130구를 던져야 했다. 그런데 정작 결승전에서는 벤치만 데웠다. 

고쿠보 감독은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물론 고시엔에 나가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3년 동안 사사키를 지켜본 위치에서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밝혔다. 

고쿠보 감독의 결정을 놓고 프로야구계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소프트뱅크 오사다하루 회장은 "팀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주니치 감독이었던 오치아이 히로미쓰는 "감독이 최선의 결정을 했을 것이다. 밖에서 왈가왈부 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고시엔에서 혹사 논란이 있었다. 요시다 고세이(닛폰햄)는 가나아시농고를 아키타현 대회 우승으로 이끄는 동안 5경기에서 749구를 던졌다. 사사키는 4경기에서 435구를 기록했다. 

요시다는 결국 고시엔에서도 홀로 마운드를 지키다시피 하면서 팀을 결승전까지 올렸다. 그러나 야구명문 오사카도인고를 넘지 못했다. 대신 닛폰햄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내고 대학이 아닌 프로로 향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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