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포스터. 제공| tvN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가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송가경(전혜진), 세 여성의 치열한 일과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낸 '검블유'는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주연이었던 임수정·이다희·전혜진 역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호평 뒤에는 지워지지 않는 씁쓸함이 있다. 시작도 '미스 슬로운'과 같았던 '검블유'가 끝도 '미스 슬로운'과 똑같이 끝나면서 '표절'이라는 꼬리표를 끝내 떼어내지 못한 것. '미스 슬로운'과 꼭 빼닮은 '검블유'의 시작과 끝은 그저 드라마를 호평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됐다.

'검블유'는 첫 방송부터 '미스 슬로운'을 지나치게 참고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문회 오프닝부터 '미스 슬로운'을 닮았다.

배타미는 재벌그룹 KU회장 장희은(예수정)과 며느리 송가경 때문에 청문회에 서게 된다. 주승태(최진호) 의원과 검색어 삭제, 포털 규제 강화를 두고 설전을 벌이던 배타미는 주 의원의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폭로한다. 장면은 청문회 6개월 전으로 전환되고, 청문회가 열린 이유와 배타미가 주승태 의원의 미성년자 성매매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압박하게 된 상황이 그려진다.

'미스 슬로운'의 시작도 같다.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은 청문회가 열리기 전 콜-크래비츠 대표인 듀폰과 상원의원의 밀회를 포착했다. 청문회에서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설전을 벌이던 슬로운은 상원의원의 밀회 사실을 세상에 터뜨리며 역습에 성공한다.

▲ '미스 슬로운'과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청문회 장면. 출처| '미스 슬로운' 스틸컷, tvN 방송 캡처

중심 스토리 전개도 자연스럽게 겹칠 정도로 비슷하다. 1위 포털 유니콘의 본부장이었던 배타미는 청문회 이후 해고 통보를 받았고, 민홍주(권해효)의 제안으로 업계 2위인 바로로 이직한다. 이 과정에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최봉기(우지현)가 따라나서고, 배타미는 자신이 눈여겨봤던 회사 1층 카페 아르바이트생 조아라(오아연)도 함께 스카우트한다. 이후 배타미는 바로를 업계 1위에 올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슬로운은 미국 최고 로비회사의 로비스트였다. 그 역시 배타미처럼 청문회 이후 로돌포 슈미트(마크 스트롱) 제안을 받고 작은 로비회사로 자리를 옮긴다. 이 과정에서 슬로운의 몇몇 팀원이 함께 이직을 결정하고, 이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기를 규제하는 히튼-해리스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력한다.

결말은 더욱 닮았다. 오진우(지승현)와 이혼하며 자유를 찾은 송가경은 청문회 출석 대신 TV 뉴스 출연으로 장희은 뒤통수를 때린다. 카메라 앞에 선 송가경은 "지금 모두 검색창을 켜십시오. 그리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라고 말했다. 송가경은 그동안 장희은이 실시간 검색어, 포털 메인을 조작하도록 지시한 증거를 인터넷에 숨겨놨던 것.

'미스 슬로운'은 어떨까. 슬로운은 뉴스 대신 청문회에 출석해 "다음 주소를 브라우저에 넣어보세요. 193.184.216.449. 다운로드 받을 파일 이름은 '지진'"이라고 인터넷에 숨겨둔 증거를 모든 사람들이 다운받을 수 있도록 숨겨둔 사실을 공개한다.

분명히 '검블유'는 칭찬받아 마땅할 점들이 많다. 주연배우 모두 제몫 이상을 해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재욱 등 좋은 배우들도 발견해냈다. 그러나 벗을 수 없는 '미스 슬로운'의 그림자는 분명히 지적받아야하고, 아쉬운 점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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