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혜진. 제공ㅣ화앤담 픽쳐스
[스포티비뉴스=이지원 기자] 데뷔 후 20년 넘게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배우 전혜진이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25일 종영한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권영일, 이하 '검블유')에서 전혜진은 포털업계 1위 회사인 '유니콘'의 이사이자 KU그룹의 며느리 '송가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앞서 1998년 영화 '죽이는 이야기'로 데뷔해 영화, 드라마, 연극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전혜진은 영화 '사도'를 통해 36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는 등의 활약을 펼쳤지만 이름을 알리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리고 전혜진은 '검블유'의 송가경을 통해 존재감을 입증하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처보였다. 그는 '검블유'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변화가 많은 캐릭터였던 가경을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 배우 전혜진. 제공ㅣ화앤담 픽쳐스
드라마 초반 무기력하면서도 차가웠던 가경은 차라리 악역에 가까웠다. 절대 권력을 쥔 시어머니의 명령에 따라 과거 자신이 아꼈던 후배를 압박하고 해고하고 심지어는 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가경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아름답고 똑똑하고 정의롭던 재벌집 외동딸이 망할 뻔한 친정을 살리려고 정략결혼해 10년 동안 시댁의 개로 살아왔던 것이다. 전혜진은 섬세한 연기로 자아가 무너진 처절함 등 드라마에 드러나지 않은 서사까지 유추하게 만들었다. 

특히 자신과 부모를 모욕한 시어머니 드리라며 갓김치를 쥐어주는 엄마를 보며 환멸을 느끼는 장면과 10년 전처럼 시모 앞에 무릎 꿇은 부모를 보며 더 이상은 이렇게 살지 않겠다며 '이혼하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가경이 받은 상처와 그로 인한 고뇌를 한번에 설명해주는, 발군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장면들이었다.

▲ 배우 전혜진. 제공ㅣ화앤담 픽쳐스
결국 가경은 마지막에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 남편, 부모, 십수 년을 몸담았던 회사까지 훌훌 털어버리고 정의롭고 똑똑하고 아름다웠던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렇듯 '가경'이라는 캐릭터는 감정변화의 진폭이 컸던 인물이었으며 다른 캐릭터들과의 관계 역시 매우 복잡했기 때문에 이 모든 감정의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전혜진은 캐릭터를 창의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해석, 정교한 연기로 완성시켰다. 절제된 감정 속 미세한 표정변화와 대사톤의 강약 조절로 가경이라는 인물을 납득시켰다. 

데뷔 20여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나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전혜진. 제대로 '포텐' 터진 그가 영화 ‘백두산’을 비롯한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티비뉴스=이지원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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