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X101' 공식 포스터. 제공| Mnet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엠넷이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에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초강수를 뒀다. 방송국이 제작진을 경찰 수사 의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프로듀스X101' 결승 결과를 둘러싼 조작 의혹은 이제 경찰의 손을 빌려야 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엠넷은 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엠넷이 발표한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은 바로 경찰이었다. 엠넷 측은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과 동시에 경찰에 수사 의뢰를 접수했다. 수사 의뢰 대상은 '프로듀스X101'을 연출한 안준영 PD를 비롯한 제작진. 방송국이 외주도 아닌 소속 제작진의 수사를 직접 의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엠넷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상황 파악 후 제작진에게 정확한 해명을 해줄 것을 요구했고, 자체적으로 조사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자체조사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방송국 차원에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 '프로듀스X101' 로고. 제공| Mnet

엠넷의 경찰 수사 의뢰를 두고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엠넷은 "논란이 발생한 이후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미 조작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만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꼬리 자르기'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엠넷이 조작 의혹을 피하기 위해 제작진과 '선긋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부분. 그만큼 엠넷과 '프로듀스X101' 제작진에 대한 의심이 뿌리 깊다. 물론 이는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발뺌'해온 제작진의 탓이 가장 크다. 

엠넷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국민 프로듀서'들의 공분은 크다. '프로듀스X101' 출연진 팬들과 시청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진상규명위원회는 십시일반 모금한 금액을 가지고 이미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이들은 경찰이 아니라, 검찰에 직접 고소·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들은 최근 성명문을 내고 제작진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했다. 엠넷 제작진이 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 5일 만에 입을 열었지만, 이들은 엠넷과 제작진의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특히 제작진이 투표수의 정확한 기록이 담긴 '로우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해명을 결코 신뢰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 '프로듀스X101' 결승 투표수 수치 정리. ⓒ강효진 기자

성난 여론에 국회의원도 나섰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프로듀스X101' 결승 결과에 대해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수학에 대해서 조그마한 지식이 있다면 이 득표수는 조작이라고 생각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며 "'프로듀스X101' 조작은 사기죄이자 채용비리, 취업사기"라고 검찰 수사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프로듀스X101'을 둘러싼 조작 논란은 의혹이 제기된 지 1주일 만에 경찰로 향하게 됐다. 엠넷 측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방송국 차원에서 책임지겠다고도 약속했다. 과연 경찰 수사가 엠넷의 '꼬리 자르기'일지, 혹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초강수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