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 부석사 안양루. 출처|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는 한글 창제에 대한 또 하나의 가설을 극화했습니다. 한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색다르게 해석하고 극화한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품격 다른 비주얼만으로도 사실 볼만합니다. 특히 공을 들여 성사시킨 게 역력한 로케이션만으로도 눈 앞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곡성 태안사 등 아름다운 우리 건축물들이 눈부시게 담겼습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을 담아낸 건 상업영화 최초입니다.

▲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출처|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제작진은 극중 팔만대장경이 몹시 중요하게 등장하기에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는 장경판전을 꼭 담아내고자 했죠. 그러나 그곳은 현재 팔만대장경의 온전한 보전을 위해 내부출입이 불가능한 공간입니다. 제작진은 6개월에 걸쳐 문화재청과 해인사 등을 하나하나 설득한 끝에 겨우 촬영을 허가받았습니다만, 허락된 시간은 딱 1시간. 그것도 귀중한 문화유산에 나쁜 영향이 될 수 있어 조명도 따로 쓸 수 없고, 장경판전 안에 들어가는 인원도 제한적이었습니다.

▲ 전남 곡성 태안사 봉서암. 출처|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결국 장경판전에서 진행된 촬영에는 단 6명만이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두 배우 박해일과 탕준상, 촬영스태프 2명, 조감독 1명 그리고 해인사의 장경판전 관리자. 녹음도 배우들이 장비를 부착한 채 진행됐고, 조명도 자연광을 그대로 썼습니다. 감독마저도 밖에서 모니터로 촬영 장면을 확인해야 했죠. 다행히 촬영은 순조로웠습니다. 촬영이 진행된 1시간, 부드러운 햇살이 장경판전 안으로 비췄고, 고심과 고심을 거듭했던 앵글 안에 필요한 장면을 모두 담아낼 수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 서울 경복궁 근정전. 출처|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오랜 정성으로 스크린에 담길 수 있었던 해인사 장경판전. 지나가는 장면은 순간이니 눈여겨 감상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아름다운 목조 기둥이 그대로 담긴 부석사 무량수전, 산스크리트어로 쓴 황금빛 글자가 천장 들보에 남아있는 송광사 국사전도 물론 알고 볼수록 의미있는 장소들입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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