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가수 선미가 편견에 휩싸인 누리꾼들에게 강력한 일침을 날렸다. '아이돌 자작곡은 보여주기 식'이라는 편견 탓에 선미의 자작곡을 폄훼하는 댓글이 달렸기 때문이다.

선미는 8월 말 새 앨범으로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앨범은 '누아르' 이후 4개월 만이지만,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에 나서는 것은 약 1년 만이다. '사이렌'과 '누아르'에 이어 새 앨범 타이틀 곡도 선미의 자작곡이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선미의 자작곡 컴백 소식에 '선미 뿐 아니라 대부분 아이돌이 주장하는 자작곡은 큰 기여는 없고 편곡자와 공동작곡자가 만든 결과다'라고 주장했다. 선미의 컴백과는 관계 없는 의견이지만 자작곡 컴백 소식에 한 마디를 보태는 척 무례한 편견을 기정사실처럼 적어둔 것이다.

물론 아이돌 작곡가들을 둘러싸고 '고스트 라이터'의 존재에 대한 언급은 꾸준히 있어왔다. 일각에서는 '아이돌 멤버가 흥얼거리기만 하면 작곡가가 곡으로 만들어 공동작곡이 된다'거나 '엉망인 멜로디를 가지고 오면 편곡자들이 그럴싸한 곡으로 완성시킨다'는 이야기가 불거졌을 정도다.

이와 함께 공동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작곡가가 대부분 만들고 아이돌은 이름만 올려 '자작곡을 만드는 천재 프로듀서' 콘셉트를 누린다는 의혹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같은 의혹을 기정사실화 시켜 자작곡을 가지고 나오는 모든 아이돌에게 씌워서는 곤란하다.

▲ 선미의 자작곡 중 일부. 출처ㅣ한국저작권협회 캡처

선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저작권자로, 12곡의 저작물을 가지고 있다. 저작권자로서의 이름은 '이선미'로 본명을 사용 중이다.

선미는 지난 2015년, '아이 필 유'가 수록된 원더걸스 3집 수록곡부터 작사, 작곡 참여를 시작했다. 선미는 이 앨범에서 '리와인드'와 '사랑이떠나려할때' 두 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공동작곡이지만 이름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일정 비율 이상 기여를 하면서 작업을 배워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2016년 7월에는 원더걸스 앨범 타이틀곡 '와이 소 론리'와 수록곡 '아름다운 그대에게'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이 시절 즈음 만들어둔 곡이 '사이렌'이다. 선미는 '사이렌' 발매 쇼케이스에서 "원더걸스 타이틀곡이 될 뻔했던 노래다. 밴드 편곡에 어울리지 않아 빠졌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속사 이적 후 첫 솔로 앨범인 '가시나'와 '주인공'은 더블랙레이블 테디의 곡이다. 선미는 이 두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이후 솔로 3부작 시리즈의 세 번째 곡인 '사이렌'은 과감하게 자작곡으로 도전장을 던져 성공했다. 탄력을 받아 발매한 다음 자작곡 '누아르' 역시 4연타를 기록하며 선미를 여성 솔로 톱 아티스트 반열에 올려놨다.

특히 '사이렌'이 수록된 앨범 '워닝'은 선미의 지분이 상당히 높다. 수록곡 '어딕트', '블랙펄'을 작곡했다. '비밀테이프'는 선미가 예능 프로그램 '비밀언니'를 레드벨벳 슬기와 함께하며 만든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앨범은 '가시나'와 '주인공'을 제외한 전곡을 선미가 단독 작사했다.

▲ 가수 선미. ⓒ한희재 기자

선미는 실제로 앨범 작업 활동에 상당 비율 이상을 참여하고 있는 가수다. 베이스를 오랜 기간 연주해왔고, 악보를 보며 직접 곡을 쓴다. 컴백 시즌이 되면 회사 녹음실, 작업실 등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앨범 준비에 나선다. 곡 작업자로서의 선미가 빠지면 선미 앨범을 만들 수 없을 정도의 큰 비중이다.

대중은 이런 고군분투와 비하인드가 아닌 잘 완성해서 멋지게 무대에 오른 선미만 봐왔을 테니 누군가는 '숟가락만 올린다'는 오해를 했을 수도 있다.

아이돌 프로듀서로 잘 알려져있는 이들은 대부분 SNS에 녹음실이나 편집 프로그램 앞에 앉아있는 모습 등을 공개한다. 작업 중인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고, 이런 이미지가 쌓이면서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타이틀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업실에 앉아 있는 사진 한 장이 작업의 순수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에도 대중은 이를 통해 프로듀서로서 역량이 크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선미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개성과 캐릭터, 매력적인 비주얼로 조명받고 있다. 굳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티내기 위해 SNS 등에서 앨범을 작업 중인 모습을 어필하진 않는다. 이미 다른 포지션으로도 '핫'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아티스트'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없으니 스타로서 선택과 집중을 한 셈이다.

▲ 선미의 히트곡 작업 참여 현황. 출처ㅣ한국저작권협회 캡처

선미는 본격적인 홀로서기 이후 꾸준히 새 앨범 발매와 함께 '선미라는 장르가 되면 좋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혹자는 선미의 음악이 '가시나'부터 '누아르'까지 자가복제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런 인상이야말로 선미의 작업에 선미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다.

'가시나'와 '주인공'은 선미가 작사에 참여했으나 더 블랙 레이블의 작품이고, 다음 타이틀곡인 '사이렌'은 선미와 프란츠, '누아르'는 선미와 장이정의 곡이다. 곡에 참여한 공동 작곡가가 다 다른데도 선미의 스타일이 눈에 띄게 도드라진 것은 선미가 만든 스타일이 전반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선미는 이와 관련해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형태가 어떻게 되었든 무언가를 만들거나 창작 해내는 것은 어려움이 많은 작업이다. 그만큼 여러 부분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공동 작곡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휘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또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 자기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고, 설명할 수 없고 또 실행할 수 없다면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며 "단순히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려는 보여주기식의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선미는 "가사, 멜로디, 편곡,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다듬고 또 고치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완성한다"고 명확하게 자신의 역할에 대해 밝히며 "저 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그렇다는 개인의 편견이 기정사실화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차분하게 일침을 가했다.

이렇듯 꾸준히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자신의 앨범을 스스로 만드는 아티스트로서 차근차근 성장해온 선미로서는 공동작곡가의 작업물에 숟가락을 얹는 아이돌 취급을 당하는 것이 상당히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졌을 터다.

편견을 가진 일부의 의견보다는 선미의 성장사를 지켜본 팬들이 새로운 결과물을 기대하는 반응이 더욱 큰 가운데, 이번 일을 겪고 더욱 앨범 작업에 불타오를 선미가 공들인 새 자작곡 앨범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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