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콘서트' 박형근 PD. 제공|KBS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K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웃음의 다양화'와 '포맷의 변화'를 꾀하며 새 단장한다.

'개그콘서트' 박형근 PD는 "전성기를 되찾는 건 욕심이지만 시청자들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해줬으면 좋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동시에 개그맨 김준호의 컴백, KBS 비상체제 관련 문제들에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3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KBS2 예능 '개그콘서트' 리허설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형근 PD가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박형근 PD는 "웃음의 다양화와 포맷의 변화가 개편의 포인트"라고 입을 뗀 뒤 "'웃음의 다양화'를 여러 코너에 담는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배틀 개그 등이 있는데 기존에 보여준 다른 웃음 코드가 있다. 개편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그맨들이 MC 역할로 나와 웃음의 포인트를 친절하고 재밌게 설명해준다"고 새 포맷을 언급하며 "코너의 흐름을 끊지 않을 정도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열씩으로 코너가 가지 않고 매회 전체를 꿰뚫는 코너와 내용이 마련된다. 예전에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던 레전드 개그맨들도 계속 출연한다"고 귀띔했다.

시사 풍자 소재도 새롭게 선보인다. 박형근 PD는 "민감한 문제를 계속 피해간다면 도전을 못할 것 같다"고 해당 코너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시사 풍자 주제를 개콘이 상당히 하기 어려웠다. 가볍게 지나면 수박 겉핥기라는 비판을 받고 깊게 들어가면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코너 출연자가 책임도 져야 하는 상황이라서 시도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한 뒤 그러나 "하기 어려웠던 틀을 깨보고 싶어 시도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개콘에 풍자가 없다'는 시청자의 의견도 반영했다"며 "수위는 앞으로 진행을 하면서 맞춰 나가야 할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비하, 폄훼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논의와 편집 등을 거쳐 조심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개편과 함께 김준호의 출연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김준호는 배우 차태현과 내기 골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뒤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바 있다.

▲ 개그맨 김준호.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이에 대해 박형근 PD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되게 민감한 문제"라고 어렵게 입을 뗀 그는 "김준호는 중요하고 상징적인 사람이지만 제작진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 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에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글쎄"라고 잠시 침묵했다. 이어 "'개그콘서트'에 컴백했으면 좋겠지만 시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정말 잘 모르겠다"며 다만 "(김준호와) 소통을 하면서 시점에 대해 얘기할 거다. '컴백이 안 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KBS는 최근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프로그램 축소, 폐지 등을 검토하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개그콘서트' 결방 및 대대적인 개편이 KBS 비상체제 때문이냐'는 질문도 나왔으나 박형근 PD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개그콘서트'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시청자가 원하기 때문"이라며 "공개 코미디가 트렌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 기호와 요구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2주 간 결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물론 '개그콘서트'가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애는 건 아닌 것 같다. 광고 판매율, 시청률 하락과  코미디 폐지는 다른 문제다. 그건 상업적 논리이고 공영 방송이 첫번째 가치로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강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개그콘서트'가 예전의 전성기를 찾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시청자들이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뭔가 달라졌구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방송이 되면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그콘서트'는 개편을 앞두고 지난 28일부터 결방하고 있으며 오는 8월 11일 방송을 재개한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 방영된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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