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왓퍼드의 관심을 받고 있는 국가 대표 수비수 김민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프리미어리그 클럽 왓퍼드가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수비수 김민재(23, 베이징 궈안)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다.

왓퍼드 담당 기자로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영국 축구 기자 아담 레벤탈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과 스포츠 웹진 더 애슬레틱을 통해 왓퍼드가 2020년 1월 이적 시장에 김민재를 영입할 수 있다고 썼다. 2019시즌 중국 슈퍼리그 시즌이 종료된 이후 이적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왓퍼드는 이미 지난 1월 김민재가 전북 현대 소속이던 당시 영입 제안을 했다. 영입 의향서를 보내 협상 테이블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김민재와 전북 측이 이미 베이징 궈안과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 무산됐다.

젊은 센터백 수혈이 절실했던 왓퍼드는 김민재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이미 2018년 3월 폴란드에서 치른 A매치 당시부터 김민재 측에 관심을 표명했다. 꾸준히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봤다. 김민재는 이후 부상으로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회복 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 지난 1월 김민재 영입 제안했던 왓퍼드, 여전히 리스트에 올려둬

왓퍼드는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재가 2019년 AFC UAE 아시안컵에서 활약을 이어가자 공식적으로 움직였다. 백승권 전북 현대 단장 측에 구두로 영입 의사를 전한 뒤 영입 의향서를 보냈다. 

유럽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왓퍼드는 영입 의향서 이후 전북과 김민재 측이 베이징행 결정 사실을 알리자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차 연락을 취해 설득에 나섰고, 이적료가 명시된 공식 레터를 보내 협상 의지를 보였다. 왓퍼드의 공식 제안은 이적료 400만 달러(약 48억 원) 지급에 추후 재이적시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지급하는 옵션이 명기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베이징 이적이 결정된 이후였다.

왓퍼드는 지난 1월 김민재 영입전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김민재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다. 왓퍼드의 아시아 선수 이적건에 관여하는 관계자는 영국 기자의 연이은 김민재 발언에 대해 "왓퍼드의 영입 리스트에 김민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왓퍼드 이적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아직 왓퍼드는 공식적으로 어떤 움직임도 없다"라고 했다.

김민재는 베이징과 장기 계약을 맺었다. 중국 슈퍼리그는 한창 2019시즌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시즌 중 이적은 불가능하고, 2019시즌을 마친 뒤에야 논의가 가능하다. 2019시즌 종료 후에도 잔여 계약 기간이 길어 베이징 측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왓퍼드가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무리한 지출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베이징은 김민재를 영입하며 700만 달러(약 84억원, 추정치) 이적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적료는 물론 개인 조건도 왓퍼드가 제시했던 조건을 크게 상회한다. 베이징이 이 금액을 그대로 보전받거나, 그 이상의 이적료를 원할 경우 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 베이징 궈안에 입단한 김민재


◆ 슈미트 감독 경질한 베이징, 2019시즌 종료 후 외국인 정책 변수

변수는 로저 슈미트 감독이 베이징에서 경질된 것이다. 베이징의 김민재 영입은 슈미트 감독이 강하게 원해서 이뤄졌다. 슈미트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프랑스 출신 브루노 제네시오 감독을 선임했다.

제네시오 감독 부임 첫 경기에 베이징은 허베이 화샤를 2-0으로 꺾었다. 이 경기에서 콩고 공격수 세드릭 바캄부가 선발 선수로 복귀했고, 헤나투 아우구스투가 새로 영입한 브라질 미드필더 페르난두와 중원에서 짝을 이뤘다. 김민재는 벤치를 지켰다. 베이징은 헤나투와 바캄부의 골로 승리했다.

중국슈퍼리그는 후반기부터 외국인 선수 4명을 엔트리에 넣을 수 있고, 3명을 동시 출전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김민재가 명단 제외될 일은 없지만, 제네시오 감독이 화력을 중시해 당분간 김민재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 시장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올 시즌 종료 후 김민재가 베이징을 떠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제네시오 감독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원할 경우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김민재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적료 제안이 높지 않아도 제의를 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시즌 종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다.

김민재가 제네시오 감독 체제에서도 신임을 얻고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 슈퍼리그는 2020시즌 아시아쿼터가 부활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고, 베이징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경우 김민재 활용 여부에 대한 검토도 이어질 수 있다. 왓퍼드가 관심을 보내더라도 실제로 김민재의 이적이 추진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19시즌이 끝난 뒤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센터백 선수들이 연일 이적료 신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우수한 센터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힘과 높이, 속도와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김민재는 아시아 수준을 뛰어넘은 수비수로 호평 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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