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처를 극복해가는 능력이 부쩍 좋아진 kt는 시즌 들어 처음으로 5위 싸움의 주도권을 잡았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수들이 다들 일찍 오려고 하네요”

6일 인천 SK전을 앞둔 이강철 kt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창단 후 처음으로 후반기 5위에 오른 데다, 부상자 복귀라는 희소식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표정에는 조기 복귀 의지를 불태우는 선수를 향한 대견, 그리고 올 시즌 첫 100% 전력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묻어있었다.

오른손 부상으로 이탈한 강백호는 7일 2군에서 실전을 뛴다. 문제가 없다면 8일 1군 복귀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어차피 1군 선수다. 1군에 와 대타로 뛰면서 1군 투수들의 공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2군 경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오른손 중지를 다친 황재균도 조만간 1군에 합류해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빠르면 10일쯤 등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올 시즌 100% 전력으로 야구를 해본 기억이 없다. 타선이 온전하면 마운드에 부상자가 넘쳤다. 투수들이 속속 돌아오자 이번에는 야수들이 줄부상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완전체 전력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운드는 이 감독의 구상대로 완성됐다. 더 손을 볼 곳이 없다. 야수진도 강백호 황재균이 돌아온다. 김민혁도 타격 훈련을 시작하며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6일 인천 SK전에서 3-0으로 이긴 kt는 올 시즌 처음으로 5위 싸움의 주도권을 잡았다. NC보다 3경기를 더 치른 가운데 반 경기 차로 앞섰다. 계속된 상승세에 선수들의 사기도 하늘을 찌른다. 한 선수는 “5위가 잡히니 이제는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생긴 측면도 있다. 하지만 팀 분위기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아주 좋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했다.

이강철 감독도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감독은 “어느 시점에 진짜 승부수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우리는 총력전 체제”라고 답했다. 창단 후 첫 5강을 향해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이다. 흐름이 찾아온 만큼 여기서 달아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최근 독해진 투수 운영은 이 감독의 의지가 그대로 묻어나온다는 평가다.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은 이를 알기 마련이다.

전력도 안정화가 됐다.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불펜은 기존 주권 정성곤 이대은에 김재윤이 가세하며 확실한 필승조 라인이 만들어졌다. 타선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한 달 이상을 비교적 잘 버텼다. 이 감독은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누구를 내려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른바 '뎁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위기를 버티며 얻은 훈장이다.

자신감이 쌓이니 야구도 된다. 시즌 초반 승부처에서 약했던 kt다. 잘 싸우고도 진 경기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승부처를 버틴다. 6일 SK와 경기에서도 1-0 리드를 잘 지킨 끝에 3-0으로 이겼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이제 우리도 1점 리드를 지킬 수 있는 팀이 됐다”고 했다. 이런 접전에서 자꾸 이긴다면, 5위 싸움이라는 큰 범주의 접전에서도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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