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단 운영, FA 영입, 향후 선수단 구상 등에 대한 팬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SK 감독은 올 시즌 SK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주역이다. 2년간 단장으로 재직하며 팀 사정을 정확하게 진단했고, 그에 맞춰 철저히 시즌 준비를 했다. SK가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며 현재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염 감독의 승부수가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평가다.

그런 염 감독은 평소 자신의 소신이 뚜렷하고, 비교적 상세하게 답을 하려고 노력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팬들과 소통도 흔쾌히 나섰다. 평소 미디어 질문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일 수도 있었지만 팬들의 '돌직구 질문'에 숨김없이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FA 영입, 트레이드, 선수 기용, 향후 팀 구상 등 다소 민감한 주제에도 거침이 없었다.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 팬들이 물었다. 염경엽 감독이 답했다.

Q) 윤희상 선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7월 말에 (어깨) 수술을 했다. 스스로 하고 싶다고 해서 시켰다. 통증이 계속 있었고, 통증을 계속 유발하는 부분을 간단하게 수술했다. 올 시즌은 힘들 것 같지만 내년 시즌을 보며 재활을 하고 있다. 

Q) 내야수의 수비력 향상에 대해 어떤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멘탈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 수비를 하는 요령 등까지 복합적으로 생각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마무리 훈련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련하면 내년에는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프로 내야수라면 바운드를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1차적으로 타구 판단이 우선이다. 이 바운드가 어렵고, 쉬운 바운드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어려운 타구나 쉬운 타구나 똑같다. 그저 공보고 공을 잡고 있다. 아직 그 부분이 안 되고 있다. 계속해서 훈련을 할 것이다.

Q) 2루수 문제가 있는데, 만약 지금 한국시리즈를 한다면 누구를 기용할 생각이신가요?
Q) 안상현, 최준우 선수의 군 문제 구상이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아직 가을야구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 조심스러운데…(웃음) 질문대로 만약 지금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고 가정을 하면, 결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에서 평균을 할 수 있고 경험이 있는 나주환을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비에서는 안상현이 가장 앞서 있다고 보지만 아직 미래의 2루수를 찾지는 못했다. 남은 시즌에는 "내년에 누구를 써야겠다"는 구상이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군은 안상현을 먼저 보낼지, 최준우를 먼저 보낼지 고민하고 있다. 둘 중에 하나는 올 시즌이 끝나고 무조건 보낼 생각이다. 다만 둘 다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는 남겨둘 생각이다.

Q) 유서준 김찬호 김정빈 등 제대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만약에 1위를 확정한다면 이 선수들을 써볼 의향이 있으신가요?
Q) 한국시리즈 직행이 확정되면 그 다음에는 선수 기용을 어떻게 할 생각이신가요?

염경엽 감독 : 제대 선수들을 올해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무리 훈련부터 볼 것이다. 내년 시작은 무조건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일단 현재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우선이다. 팀의 주전이면 144경기를 다 나간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1년의 경력이 쌓인다. 만약 1위가 확정되어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주전들을 내보낼 계획이다. 다만 로테이션을 하면 휴식을 줄 생각은 가지고 있다. 

▲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선수에게 좋은 일이라면 반대할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SK와이번스
Q) 김창평 선수의 재활 및 훈련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2군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송구 문제 때문에 유격수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2루는 재활하는 기간에 김일경 코치가 맨투맨으로 훈련시켰다. 나한테 동영상 보고가 매일 올라온다. 영상을 보니 많이 좋아졌더라.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좋아진 것을 경기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Q) 김광현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진출한다면 대체 자원으로 어떤 선수를 생각하고 계시나요?

염경엽 감독 : 내가 보내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구단의 판단이다. 김광현에게 어떤 조건이 오느냐도 중요하고,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사실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을 해외나 다른 팀에 많이 보냈다. 선수가 잘 돼서 좋은 쪽으로 가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단 1%도 없다. 구단이 그런 결정을 하면 전적으로 동참하겠다. 만약에 김광현이 간다고 하면 첫 번째 대체 후보는 김태훈이다. 그 다음은 조성훈 이원준 백승건과 같은 어린 선수들을 쓸 것이다. 

Q) 남태혁, 김성민 선수가 코너 내야수로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염경엽 감독 : 두 선수 모두 1루와 3루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김성민은 경험이 조금 더 필요하다. 남태혁은 야구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2군에서 잘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교육도 하고 훈련도 시키고 있다. 1군 진입은 그 과정이 얼마나 잘 진행되느냐에 달렸다.

Q) 무더위에 2연전 일정에 돌입했는데 선수들 체력 관리는? 특히 김성현 선수는 어떤가요?

염경엽 감독 : 김성현은 최대한 휴식을 주려고 노력한다. 다만 스스로 경기에 대한 욕심이 많고 웬만하면 나가려고 한다. 선수의 의견도 어느 정도는 존중해야 한다. 상황에 맞춰 훈련을 쉬게 한다거나, 2~3이닝 빼주는 휴식을 많이 주려고 한다. 나머지 야수들은 시즌 내내 돌아가며 활용했기 때문에 무리가 되는 부분은 없을 것이다. 특히 외야가 그렇다. 

내야는 최정과 로맥이 문제인데 그래도 피로도가 조금 적은 포지션이다. 필승조 3명도 최근에는 적절하게 잘 쉬고 있다. 그런데 일주일씩 안 던지니 좋지 않더라. 트래킹 데이터를 체크했을 때도 너무 오래 쉬는 게 좋지 않았다. 3일 턴으로 던지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성적에 여유가 생기면 그런 패턴으로 휴식을 주려고 한다.

Q) 강지광 선수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염경엽 감독 : 재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직도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야수 때부터 있었던 부분이다.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투수들은 다 한 번씩 느껴봤을 통증에다 만성으로 가지고 있는 수준인데 강지광은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다.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투수를 계속할 수 있다. 기다려 줄 것이다. 설사 올 시즌에 뛰지 못한다고 해도 기다리겠다.

Q) 최정 김광현 선수 중 한 명을 사위로 선택해야 한다면?

염경엽 감독 : 어느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서 대답하기가…(웃음) 최정은 조용한 스타일이다. 김광현은 자신을 드러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성격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그래도 어쨌든 두 선수 모두 팀의 기둥으로 야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고 봐야 한다. 

김광현과 최정이라는 엄청난 대선수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거기에다 기록도 계속 쌓아가고 있지 않나. 구단으로서는 제2의 최정과 제2의 김광현을 빨리 찾는 것도 중요하다. 최정이 제2의 최정을 키우고, 김광현이 제2의 김광현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이 내년에는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SK와이번스
Q) 하재훈 선수의 포아웃 세이브는 특별히 시사하는 것이 있나요?
Q) 하재훈의 선수의 구속이 떨어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염경엽 감독 : 포아웃 세이브도 해봐야 하기 때문에 그랬다. 내년에 진짜 마무리가 되려면 포아웃 세이브 경험도 쌓아야 한다. 휴식과 에너지가 충분한, 아주 무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썼다. 남은 시즌에 1~2번 정도 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당회전수 등 데이터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이제는 상대가 조금은 패턴을 읽고 있다. 전반기까지 직구 중심의 투구를 했다면 지금부터는 변화구를 던질 것이다. 슬라이더, 커브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포크볼도 준비하고 있다. 투수 파트나 전력분석에서는 포크볼의 폭이 산체스 못지않게 좋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지금부터 연습을 하면 내년에는 더 강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모두 A급 구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취약 부분에 대한 FA 영입이나 트레이드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언제든지 열려있다. 우리는 그런 계획을 세워서 가지고 있다. 다 구단의 매뉴얼에 있는 것이다. 만약 키워야 하는 포지션에서 육성에 실패했고, 그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내부 육성이 우선인데, 그것이 실패할 경우 외부 영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투자의 대상은 '확실한 카드'일 것이다. 우리 매뉴얼에 그렇게 되어 있다.

Q) 주차장에서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팬서비스 적극적으로 하시는 편인데 선수들에게도 압박하는 것이 있나요? 

염경엽 감독 : 압박하지는 않는다(웃음). 하지만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 있다. 야구선수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SK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리그가 잘 되어야 한다. 리그가 잘 되기 위해서는 팬들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가 팬들을 많이 부르기 위해서는 당연히 팬 퍼스트가 되어야 한다. 팬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가치의 첫 번째는 팬이다. 

지금 시대에 우리가 혜택을 받는 것을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팬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연봉도 많이 받을 수 있고, 가족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만 누려서는 안 된다. 

Q) 경기에 지면 식사를 안 하시나요? 더 통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염경엽 감독 : 가지고 있는 성격을 쉽게 못 버리는 것 같다(웃음). 스스로도 내가 많이 예민하다고 생각한다. 안 되는 부분을 다른 것으로 풀지 않고, 야구로 푸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들들 볶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하면서 이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이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못 먹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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