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김경문 감독의 한 수가 14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단 2점을 뽑는 데 그쳤던 팀 타선이 '타순 조정'으로 장단 19안타 16득점을 올렸다. 1~6번 타순에 들어서는 6명의 타자 안에서 꾀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었다.

NC 다이노스는 2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3차전에서 16-2 대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시리즈 전적도 2승 1패로 뒤집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앞선 플레이오프 2경기 동안 팀 타선은 타율 1할대 빈공에 시달리고 있었다. 나성범, 이호준 등 중심 타선을 물론 1~3번 타순에 나선 김종호-박민우-이종욱도 타율 0.150(20타수 3안타)으로 부진했다. 상위 타선에서 팀 공격의 물꼬를 터 주지 못했고 중심 타선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 시즌 NC는 팀 득점 844점으로 경기당 5.86점을 올리는 훌륭한 공격력을 보였다. 팀 타율 0.289 팀 OPS 0.822로 주요 타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정규 시즌이 종료된 뒤 약 2주의 휴식 동안 식어 버린 타격감은 플레이오프 들어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가을 무대를 잠실로 옮긴 3차전에서 김 감독은 뚝심 아닌 변화를 택했다. 마산 2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3번 이종욱을 6번으로 내리고 그 자리에 나성범을 세웠다.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김종호, 박민우도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6번을 지켰던 이호준은 5번으로 올렸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를 제외한 5명의 타순을 모두 1~6번 사이에서 미세하게 조정했다.

작은 변화를 꾀한 감독의 시도는 몰라보게 달라진 타격감으로 빛을 발했다. 팀 타율 1할대에 허덕이던 타선이 봇물 터지듯 적시타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1회부터 리드오프 박민우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나성범 타석 때 3루 도루에 성공했고 나성범은 박민우를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조정된 타순에 들어선 두 선수가 선취 득점을 책임지며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2로 끌려 가던 3회 선두 타자 박민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후속 김종호도 우전 안타를 때리며 중심 타선에 무사 1, 2루 득점권 밥상을 마련했다. 테임즈는 2루에 있던 박민우의 득점을 돕는 중전 적시타를 치며 두산 선발 유희관을 마운드서 끌어내렸다. 이날 NC 타선은 '18승 투수' 유희관이 아웃 카운트 7개를 잡는 동안 64개의 공을 던지게 할 정도로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바뀐 투수 노경은에게도 맹타를 휘두르며 3점을 더 뽑았다. 이호준-이종욱-손시헌이 3타석 연속 적시타를 터트리며 스코어를 5-2로 만들었다. 7회에는 한 이닝에 모두 9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며 6안타를 몰아쳤고 상대 폭투까지 묶어 대거 5득점했다. 8회와 9회에도 6안타(2홈런) 4볼넷을 챙기며 각각 3점씩을 뽑았다.

타순 조정을 명 받은 타자들이 펄펄 날았다. 박민우, 김종호로 이뤄진 테이블세터는 타율 0.444(9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합작하며 제 몫을 다했다. 중심 타선으로 복귀한 '나-이-테 트리오'는 타율 0.583(12타수 7안타) 3타점 7득점으로 두산 마운드를 두들겼다. 6번으로 내려간 '원조 가을 사나이' 이종욱은 5타수 2안타 2타점을 챙기며 부활을 알렸다.

[영상] 22일 스포츠 캐스트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송경택

[사진] 나성범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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