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키움 이정후는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문해 신인의 각종 안타 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 천재성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한 노력을 통해 매년 눈에 띄는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삼진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7년 시즌, 67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러다 지난해 58개로 숫자를 줄였다.

올 시즌은 더욱 특별하다. 5일 현재 삼진이 38개에 불과하다. 키움의 남은 경기는 13경기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40개 선에서 삼진이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력 분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이정후는 "상대 투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내가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한 예상이 맞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 분석팀의 데이터를 세심하게 공부하고 머리에 익히려고 한다. 여기에 내 경험이 더해지며 보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정신적인 면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쉽게 좌절하거나 실패를 길게 마음에 담아 두지 않으려고 애쓴다.

지난달 28일 한화전은 그의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었다. 병살타를 2개나 친 날이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서 두 개의 병살타를 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실패를 오래 마음에 두지 않았다. 병살타 2개를 친 뒤 "별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내일 또 2개를 칠 수도 있다는 마음을 먹으니 한결 편해졌다. 좀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다음 날은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후 3경기에서 4개의 안타를 치며 정상 페이스로 돌아왔다.

3일 두산전 또한 강한 이정후의 정신력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정후는 이날 잘 맞은 타구를 여러 번 날렸지만 모두 야수 정면으로 가며 무안타에 그쳤다. 최다 안타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 페르난데스 앞에서 기록한 무안타였기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끝까지 경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가 8회 나온 어시스트였다. 이정후는 8회말 1사 1, 2루에서 페르난데스의 중전 안타 때 공을 잡아 홈으로 쇄도하던 정수빈을 아웃 시켰다.

KBO 리그에서 손꼽히는 준족인 정수빈이다. 이정후가 자신의 무안타에만 신경 쓰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면 잡아 낼 수 없는 아웃이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잘 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지 않은 것은 속상했지만 빨리 머릿속에서 지웠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다. 운 좋게 좋은 수비가 나오며 마음의 짐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다음 경기였던 5일 삼성전에서 바로 멀티 히트를 치며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정후는 올 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다. 3월 타율은 0.226에 불과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정신적으로 더욱 성장했다.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고 그 이후 보다 강한 정신력을 갖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정후는 "정신력도 노력하면 된다는 걸 배운 시즌이었다.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해 더 야구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도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천재 이정후는 노력을 통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개인 타이틀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다. 더 성장하고픈 욕심이 그를 노력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더욱 무서운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이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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