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왼쪽)-류중일 감독 ⓒ 잠실,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태풍 링링 영향권에 든 서울 잠실구장. 경기는 일찌감치 취소됐고, 선수들은 훈련을 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는 취소됐지만, 홈, 원정 팀 감독 더그아웃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1루 쪽 더그아웃을 '급습(?)'했다. "같이 하시죠." 한 마디에 두 감독의 야구 이야기가 시작됐다.

◆ 정규 시즌 1위 경험 있는 두 감독의 포스트시즌 준비

"잘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몰라서 미치겠더라."

김 감독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며 통합 4연패, 정규 시즌 5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1위를 했던 지난날 추억하며 '정규 시즌 1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습 경기도 하고 훈련도 하는데, 잘하고 있는지 불안하다. 선수들이 다칠까봐 불안한다. 준비 과정에 대한 답이 없으니 확신도 없다"며 정규 시즌 1위 후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류 감독도 이에 동의하며 "정규 시즌 1위를 하면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른다. 그래서 144경기 1등이 7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더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 부담감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며 김 감독 말에 덧붙여 1위 팀 감독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감독은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에서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 이영하 ⓒ곽혜미 기자

◆ "이영하 좋더라" 그리고 "김인태 초등학생 때…"

류 감독이 두산 두 젊은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먼저 이영하에 대해서 류 감독은 "볼이 좋더라"며 이영하를 칭찬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3승 4패 평균자책점 3.99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류 감독 말에 호응하며 "요즘 좋다. 예전에는 그냥 쉬기만 했는데, 이제는 자신들의 루틴을 만들고 있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국가대표 되겠는데?"라고 말하며 이영하가 오른손 투수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겠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 김인태 ⓒ 두산 베어스

두 감독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두산 외야수 김인태가 지나갔다. 류 감독은 "이야, (김)인태를 내가 초등학생 때 봤는데…"라며 말을 꺼냈다.

류 감독은 "인태가 대구 본리초등학교를 나왔다. 내가 삼성에 있을 때 심정수하고 나하고 리틀야구 교육을 위해 본리초를 갔다. 초등학생이었던 인태를 만났는데 그때부터 달랐다. 타격 자세가 잡혀 있었다. 스윙 궤적도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다. 내가 투수를 해서 미니 게임을 했는데 정말 잘 쳤다"며 예전을 추억했다.

김 감독은 "요즘 괜찮게 합니다. 방망이에 소질이 있습니다"며 류 감독 칭찬에 살을 덧붙였다.
▲ 배영수 ⓒ 삼성 라이온즈

◆ 150km를 던졌던 배영수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

두 감독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동안 두산 베테랑 투수 배영수는 운동장에서 LG 김현욱 코치와 야이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 감독은 "아직도 볼 떨어지는 각도가 좋다"며 배영수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지금도 이런데 예전에 시속 150km 던질 때는 타자들이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못 쳤잖아"라며 김 감독 말에 반응한 류 감독은 10이닝 노히트노런 추억을 꺼냈다. 당시 삼성과 현대가 한국시리즈에서 붙었다. 두 팀은 3차전까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삼성 에이스 배영수가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10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펼치며 대기록을 쓰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 타선이 현대 마운드를 상대로 점수를 뽑지 못했고 그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배영수 노히트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은 채 야구 팬들 머리에만 남게 됐다.

류 감독은 "정말 좋았다. 그때 배영수도 있었고 시속 150km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그 이후로 삼성에 많이 나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때 상대 현대가 너무 좋았다. 삼성도 좋았는데, 현대는 정말 강했다. 그 당시 현대의 선수단 조합은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였다"며 노히트를 기록한 배영수와 그의 대결 상대 현대 모두를 칭찬했다.

스포티비뉴스 잠실,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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