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17일 SBS ‘본격 연예 한밤’에서는 17년째 병역논란의 중심에 있는 유승준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그가 병역논란으로 한국에서 추방된 이후, 지상파에서 유승준을 직접 인터뷰 한 것은 이날이 처음. 이에 유승준 인터뷰는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본격 연예 한밤’ 최고 1분 시청률을 차지했다.

이날 유승준 인터뷰는 ‘본격 연예 한밤’ 1부에서 방송되었는데 1부 시청률은 7.0% (TNMS, 전국)을 기록하며 한 주전 보다 1.0% 포인트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본격 연예 한밤’ 1부와 2부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 8.0%를 기록했다 (TNMS, 전국). 유승준 인터뷰를 가장 큰 관심으로 지켜 본 시청자들은 유승준이 과거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을 공유하고 있는 50대로 50대 여자 시청률이 9.1%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며 병역기피 논란에 휘말린 유승준은 당시 입국이 금지된 이후 17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유승준은 주 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중이다. 그런데 지난 7월 대법원이 유승준의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그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한밤' 측은 유승준을 만났다. 제작진을 만난 유승준은 "좀 많이 긴장했다. 특히 지상파에서는 한번도 인터뷰가 잘 성사되지 못했다"며 조심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는가 하면, "잠이 잘 안왔다. 저뿐 아니라 가족도 못잤다"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어 유승준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너무 기뻤다. 가족들이 다 같이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그냥 막 울었다. 울었고"라며 "전혀 기대를 못했다"고 심경을 전하면서,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재차 사과했다. 

그는 "제가 약속한 걸 지키지 못하고,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가지 못한 데 대해서 배신감 또 허탈감 그게 가장 크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장담하고 간다고 그랬다가 마음을 바꾸고, 그 약속의 이행을 다하지 못했으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이 실망하시고 허탈해하시고 그러셨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유승준은 1997년 데뷔 직후부터 큰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그는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의혹에 시달렸다. 당시 그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고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승준은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과 다르게 미국으로 출국해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이 면제됐다.

그러나 유승준이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당시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유승준의 입국을 제한했다.이후 한국 입국 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한국 활동길이 막혔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옛날 이야기 하니까 감격스럽다. 이런 질문 받은 게 17년 만이다"라고 회상에 잠겼다. 그러면서 유승준은 "그런데 저는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서 아는 기자분이 나오셔서 '승준아' 이러더라. '아 안녕하세요' '음 너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 '네 그럼 가게 되면 가야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한 거다. 그런 다음에 인사하고 전 위에 올라갔다. 그런데 다음날 1면에 '유승준 자원입게 하겠다' 이런 기사가 막 나오는 거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승준은 이어 "근데 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막 좀 떠밀렸던 것 같다. 너무 어리고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 그런데 기정사실이 돼버린 거다. 그러면서 주위에서는 박수를 치고 '좋은, 힘든 결정을 했다' 그런데 거기다 대놓고 '아뇨 저 좀 생각해보고 다시 결정하겠습니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요? 진짜 가려고 그랬으니까 그런 거다. 그래서 회사와는 되게 갈등이 많았다. 회사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지금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 왜 굳이 TV 나가 그런 인터뷰를 하냐 했다. 그런데 저는 그때 진짜로 가려고 그랬고 진짜 그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승준은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 딸 거 다 내가 해놓고 '내가 군대 갈 겁니다 갈 겁니다' 해놓고 싹 (미국)가서 한 것처럼 그렇게 비치는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승준은 "그런데 정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저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끝내는 그렇게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는데,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입국금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그는 미국 방문 당시 시민권을 획득하고 군대를 가지 않기로 마음을 바꾼 데 대해서는 "미국 갔을 때 아버지하고 목사님하고 (설득을 하셨다) 목사님 권유도 컸다. '미국에 다 가족들이 있고 네가 병역의 의무를 하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만이 애국의 길은 아닐 거다. 또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 세계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 거에도 더 자유롭지 않을까.' '다시 한번 그래도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 강한 설득이 있으셨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아버님 목사님 뒤에 숨은 것은 아니다. 결정은 제가 내렸으니까 그것에 대한 책임은 다 저한테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준을 직접 설득했던 유승준의 아버지 유정대씨는 유승준의 입국금지 1년 뒤 인터뷰를 통해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아들이 내 말을 들어준 게) 저로서는 너무 고맙다"면서도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게 되다 보니, 자식의 앞길을 막는 식이 돼 버리니까"라고 침통해 했다.

한국에 오지 못한 17년 간 결혼을 하고 4남매의 아버지가 된 유승준은 해외에서 활동해 왔다. 4년 전 2015년에는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통해 사과방송을 하기도 했다. 당시 유승준은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2차례에 걸쳐 사죄와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2차 라이브 후 화면이 꺼진 뒤에 나온 욕설 때문에 진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유승준은 스태프의 목소리가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반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유승준은 욕설 의혹과 관련해 "아직도 제가 욕했다는 사람 많다. 최근에도 후배가 와서 '난 형이 진짜 욕한 줄 알았어' 이러더라. (제가 욕) 안했고 스태프 목소리다. 그게 나가기 전에 제가 막 울고 제 마음을 표현했다. 그게 다 수포로 돌아간 거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유승준은 '다른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방부 병무청 등 군 관련 홍보대사였다', '귀국 보증인으로 내세운 병무청 직원 2명이 벌금을 내거나 해직됐다', '영리활동이 가능한 F-4 비자를 신청한 것은 돈 때문이다' 등의 의혹과 관련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유승준은 "한국에 가서 다시 영리 활동을 하고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 한국 땅을 밟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무슨 계획과 영리활동 목적이 있겠나. 한국 땅을 못 밟는다. 관광비자로도 못 들어간다. 그런데도 왜 F-4 비자를 받아서 한국을 들어오려고 하느냐. F-4비자를 제가 고집했던 게 아니다. 어떤 비자든 상관없지만 제가 한국 땅을 밟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니 변호사가 그 비자를 추천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유승준의 변호사는 "물론 F-4비자가 영리활동이 폭넓게 가능한 것은 맞다. 그러나 재외동포 신분으로 신청할 수 있는 비자가 F4가 유일했다. 소송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고,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는 F-4비자가 유일했던 것"이라며 "세금을 줄이기 위해 한국 입국을 꾀한다는 주장은 억측이다. 미국 단지 입국만 허가해달라는 취지다"라고 부연했다.

유승준은 이렇게까지 하면서 꼭 한국에 오고싶은 이유에 대해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왜 한국에 오려고 하세요 라고 물어보시면 저는"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 가서 잘 살지 한국에 왜 들어오려고 하느냐. 이유가 없다. 저는 한국이 그립고, 그냥 그립다. 그 이후로 20년이 지나 저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한국 땅을 밟을수조차 없다는 것이 제 자식들에게도"라고 침통해 했다.

또 '병역 의무가 없어진 만 38세 이후에야 귀국하려고 한다'는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제가 다 짜놓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 이 힘든 과정을 얼마나 더 겪어야 풀리겠느냐. 오히려 상황이 더 안좋아지고 마음을 닫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것이 쉽게 되나. 그것이 제 정체성이고 제 뿌리인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승준의 비자발급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재판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또다시 입국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LA총영사관에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을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확정 판결이 난 뒤에도 정부는 유승준의 비자발급에 대해 병무청과 다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준은 "만약 그런 결과가 나오면 이제 솔직히 법적으로 다시 다투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생각으로는"이라며 "제가 이 파기환송 결정이 나온 다음에도 변호사에게 (소송을) 취하하고 싶다고 했다. 파기환송이 났는데도 너무 힘이 들더라. 내가 또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흔들림이 많이 왔다. 또다시 마음을 추슬러 다시 마음을 잡게 됐다. 만약 그런 결과가 또 나오면 다시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밤' 측이 공개한 유승준의 인터뷰로 그를 둘러싼 여론이 여전히 들끓고 있는 가운데, 유승준은 오는 20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법원이 유승준과 관련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의 염원대로 유승준이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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