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 커뮤니티 실드 당시 맨시티(하늘색 유니폼)와 리버풀의 경기 장면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반대로 두 팀을 추격해야 할 나머지 '빅6' 팀들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초반부터 두 팀과 나머지 네 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요인이다. 

이번 시즌 PL은 지난 시즌처럼 '역대급 2위'를 달성한 리버풀과 '승점 98점' 우승 맨시티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이 지난 시즌처럼 두 시즌 연속 리그 개막 이후 6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승점 18점, 선두 고지에 올랐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체제의 리버풀은 올여름 주축 선수를 지키면서, 별다른 보강 없이 새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전술의 숙련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득점은 '마누라' 공격 라인이 주도하지만, 세 선수가 부진하더라고 수비진과 미드필더의 뛰어난 경기 조율 방식으로도 약점을 보완하고 결과를 낼 만큼 경기력이 균일하다. 주전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버질 판 데이크가 이끄는 수비진은 굳건하다. 리버풀은 현재 PL 15연승으로, 2017년 맨시티가 세운 18연승 기록을 넘보고 있을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맨시티는 토트넘 홋스퍼와 2-2 무승부, 노리치 시티 원정에서 2-3 패배 일격을 맞았지만, 6라운드 왓포드를 상대로 8-0 대승을 거뒀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시즌 부상으로 비교적 영향력이 적었던 케빈 더 브라위너가 초반부터 쌩쌩한 몸상태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면서, '폭격기'처럼 선수단 전원이 득점할 수 있는 힘은 맨시티가 여전히 우승권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에도 시즌 초반엔 리버풀에 기세가 밀렸지만, 후반기 리버풀이 주춤한 사이 연승을 거두며 승점 1점 차 우승을 거둔 '우승 멘털리티'가 있다.  

반면 두 팀과 경쟁 체제를 구축해야 빅6 중 나머지 4팀의 지난 시즌 이상으로 일관적이지 못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구단 최고 이적료를 들여 공격수 페페 등을 보강한 아스널은 경기 중 상대를 압도한다기보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등 선수의 순간 번득이는 능력으로 득점을 뽑아내기 일쑤다. 다비드 루이스-파파도플로스가 구성한 수비의 견고성이 떨어져 득점만큼이나 실점이 많은(11득점 10실점) 수비 상황이 아스널의 부진 문제로 지적된다. 

1년 동안 영입이 없던 토트넘 역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들여 탕귀 은돔벨레를 영입하고, 지오반니 로셀소, 라이언 세세뇽을 데려왔다. 하지만 기존 전력의 핵심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거취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서 스쿼드 운영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에릭센이 선발로 포함된 스쿼드가 전력상 더 낫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여러 이유로 에릭센을 교체로 투입시키고 있다. 이미 팀을 떠나기로 한 선수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에 대해 용납하지 못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반면 선수 등록 징계와 에이스 에덴 아자르의 이적, 신임 프랑크 램파드 감독 부임으로 어느 정도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 첼시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6라운드까지 2승 2무 2패를 거두고 있는 첼시는, 성적으론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스쿼드가 정비되지 않은 개막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4 패배, 6라운드 리버풀전 패배가 부족한 성적에 직격타였다. 하지만 리버풀전 첼시가 보여준 경기 방식과 대처 능력은 램파드의 첼시가 점점 더 나아질 가능성, 기대감이 높은 팀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문제점이 커 보이는 팀은 사실 맨유다. 맨유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신임하고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로 해리 매과이어를 영입했다. 풀백 아론 완 비사카까지 수혈하면서 수비 보강에 힘을 썼지만,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보내면서 적절한 공격진 보강은 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수비로는 안정됐지만, 최전방에서 해결해야 할 선수가 부재하고, 개막전 첼시전 선보인 기막힌 역습 축구는 한 경기 한정해서 나왔을 뿐 연속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공격 상황에서 맨유는 명확한 콘셉트가 없다 보니, 2승 2무 2패를 거두면서 향후 기대감조차 가장 낮은 '빅6' 팀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첼시, 아스널, 맨유로 이어지는 '빅6'의 PL 지형도는 최근 맨시티와 리버풀의 압도적인 기량과 성과로 '빅2'로 개편되고 있다. 두 팀이 전력이 유럽 전역에서도 최고 수준인 것도 사실이지만, 이와 별개로 나머지 4팀의 부진도 두 그룹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에도 한몫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