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종차별에 시달린 헨리 소사는 팬들의 격려와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선수와 팬들의 거리를 좁히는 하나의 좋은 수단이다. 그런데 때로는 비뚤어진 ‘팬심’이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도 있다. 양날의 검이다.

SNS를 하다 비판에 못 이겨 계정을 닫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는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매일 경기가 열리는 야구는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기 마련이다. 어제는 칭찬을 받다가도 오늘은 비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욕설 등 거북한 일을 겪기도 한다.

SK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도 최근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 지난 18일 인천 NC전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뒤 한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메시지를 통해 소사의 경기력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도가 지나쳤다. 메시지 내용이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과격했을 뿐만 아니라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까지 있었다.

소사는 유쾌한 성격이다. 한국 문화에도 적응을 마쳤다. 간단한 한국어도 할 줄 안다. 농담도 잘한다. 그런 소사는 18일 부진에 팬에게 받은 불미스러운 메시지까지 겹쳐 최근 표정이 좋지 않았다. SK의 한 관계자는 “보통 소사는 항상 웃는 얼굴이고 분위기가 유쾌한데 19일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사도 인간이기에 섭섭하다. 소사는 2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로야구 선수는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업이다. 어쩔 수 없이 비판과 비난을 받을 때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들도 선수 이전에 사람이다. 무분별한 욕설로 가끔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차분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소사는 팬들과 소통 창구를 닫지 않았다. 속은 상하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신을 비판하는 팬들보다는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 무대 8년차이자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된 소사는 그런 관심과 부담에 대응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불탄다. 소사는 “비난과 비판보다는 칭찬과 응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더 많이 호투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9월 초 보름의 휴식을 취한 만큼 체력은 충분하다는 자신이다. 직전 등판은 좋지 않았지만 제이크 스몰린스키에게 허용한 피홈런 두 방은 실투와 연관이 있었다. 구속은 올해 KBO리그에 올 당시만큼은 올라왔다. 소사는 자신이 잘하면 언제든지 팬들이 칭찬을 해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