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은 주말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2라운드 경기, 10월 2일 화성FC와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2차전 중에 후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수원은 25일 저녁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1라운드에 0-2 완패를 당하며 순위가 8위로 떨어졌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리그 6위 이내 성적으로 상위 스플릿A 그룹으로 진출하고, FA컵에서 우승하는 것은 잔여 시즌 목표로 설정했었다.

두 마리 토끼 잡기는 9월 치른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며 어려워 졌다. 리그에서 성남과 0-0 무승부, 상주와 1-1 무승부를 거둬 추월과 추격을 허용했다. 수원은 상주와 승점 40점 타이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포항 스틸러스가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상승세를 타 승점 42점을 얻어 6위로 치고 올라갔다.

◆ 상위 스플릿 노리던 수원, 9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제 수원은 9위 성남(38점)에 승점 2점 차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 됐다. 상위 스플릿으로 갈 수 있는 6위 확보는커녕 8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위태로운 상황이 된 것이다. 

수원의 창단 후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 2009시즌 기록한 9위다. 당시는 15개팀이 경쟁했다. 현재는 승강제 실시로 12개팀 중 9위가 될 경우 밑에서 네 번째 팀이 되는 것이다. 간신히 강등권을 벗어난 순위다. 

이러한 와중에 일정표가 가혹하다. 28일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로 리그 32라운드를 치른 뒤 10월 2일 화성과 FA컵 준결승 2차전, 10월 6일 FC 서울과 슈퍼매치로 정규라운드 최종전인 33라운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수원은 상위 스플릿 진입을 위해 다가온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화성을 상대로 두 골 차 승리를 거둬야 FA컵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 9월 마지막 경기, 10월 첫 경기를 준비하는 수원의 발걸음이 무겁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선택과 집중, FA컵 우승에 올인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어려워 지자 이임생 수원 감독을 울산전 패배 뒤 기자회견에서 "일단 미드필더와 공격진은 당연히 FA컵을 가야하는 게 맞다. 우리가 지금 수비 자원이, 특히 센터백 자원이 많지 않아서 고민할 부분이다. 미들이나 공격수는 FA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수비 라인의 경우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아 주전 선수를 유지하더라도 미드필드와 공격진은 주전 자원에 휴식을 주겠다고 했다. 현재 리그 선두 전북을 상대로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겠다는 이야기는 전북전의 경우 결과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물론, 후보 선수들이 나와서 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지난 두 차례 전북전 결과는 1무 1패. 특히 홈에서 치른 지나 3월 결과는 0-4 완패였다. 공격진 중 이임생 감독이 전북전에 쓸 수 있는 주전 카드는 FA컵 준결승 2차전에 선수 등록 문제로 뛰지 못하게 된 김민우 정도다. 

김민우는 전역 후 수원 공격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가 화성전에 뛰지 못하는 것은 수원 처지에는 타격이기도 하다. 원하는대로 전북전과 화성전 중 한 경기에 제대로 올인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김민우는 울산과 경기에서도 투지를 불태우다 후반전에 지친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로테이션을 가동한 전북전에 오버페이스하면서 부상을 당하거나, 서울과 슈퍼매치까지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시즌의 운명을 좌우할 일주일을 앞두고 이임생 감독이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경기를 마친 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임생 수원 감독과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둘은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에 선수로 함께 참가했던 막역한 사이다.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도훈 울산 감독이 이임생 수원 감독에게 전북전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울산 처지에서는 수원이 전북에 승점을 빼앗아 줘야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전북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화성전에 임할 선수들의 사기와 심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기세와 흐름을 살려가는 것이 오히려 화성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 2019시즌을 결정할 운명의 일주일, 전북-화성전 플랜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전북전이 원정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로테이션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놓고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고교생 공격수 오현규는 이날 자신이 수원의 선발 공격수로 뛸 자격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 

선수단 내 가진 자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선수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할 전술적 대안을 찾는 것이 감독의 일이다. 전북전을 포기하고 화성전에 올인한다는 자세가 아니라 적절한 스쿼드 로테이션으로 운명의 일주일을 치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임생 감독은 화성과 준결승 1차전에 패한 뒤 FA컵 우승을 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말로 배수의 진을 쳤다. 이임생 수원 감독과 막역한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도 "스스로 무덤을 팠다. 굳이 그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며 아쉬워 했다. 배수의 진을 친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원은 울산에 0-2로 크게 졌지만 전반전 경기력은 9월 들어 치른 경기 중 가장 좋았다. 부임과 동시에 고난과 고비를 일상적으로 겪어온 이임생 감독이 9월 마지막 경기, 그리고 10월 첫 경기를 어떻게 치러낼까. 2019시즌 수원 삼성의 운명이 이 두 경기에 달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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