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왼쪽)와 토드 필립스 감독.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조커' 감독과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가 처음으로 전한 '조커' 이야기. 

26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의 라이브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이곳에선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아 DC코믹스 최고의 악당 조커의 탄생기를 다룬 작품이자, 지난 제 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화제작 '조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직후 진행된 라이브 컨퍼런스는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는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화상 기자간담회였다.

영화 '조커'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주인공. 군중 속에 홀로 있는 그는 소통을 갈구하지만 설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미소 뒤에 아픔을 숨긴 채 살아가는 그가 희대의 악당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주인공 '조커' 아서 플렉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열연을 펼쳤다. 올해 가장 강력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란히 앉아 화상 기자간담회에 나선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 연기 후의 소감, 베니스 최고상 수상 소감 등을 언급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까지 언급된 이날의 간담회 일문일답을 스포일러를 제외한 선에서 독자에게 전한다.

-'조커'의 한국 첫 시사회가 열렸다. 처음 영화를 선보이고 개봉하는 기분은?

"굉장히 기대된다 글로벌한 호응이 좋았다. 한국 관객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개봉 앞두고 긴장하고 있고 기대도 높다."(토드 필립스)

"한국에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영화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반응을 보이신다. 몰입감 있는 영화라 한국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호아킨 피닉스)

▲ 영화 '조커' 스틸
-이전에 조커를 연기한 배우들을 잊게 할 연기였다. 전임자들을 참고하거나 혹은 부담으로 느꼈나. 자신만의 조커를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느꼈나.

"팀버튼의 '배트맨', '다크 나이트'도 개봉 떄 봤다. 저희도 독특하고 특별한 조커를 표현하고 싶었다. 조커만의 인생이나 역사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전의 역사나 전임자들을 너무 많이 참고하지 않으려 했다. 조커라는 캐릭터가 많은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토론토영화제에서 질문을 받으며 그 영향력을 깨달았다. 전임자들의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조커만의 세계를 감독님이 잘 이해하고 계셨다.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저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호아킨 피닉스)

-다양한 상징들이 눈에 띄었다. 결말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연출인가.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이 영화를 열린 결말로 남겨두는 것이었다. 확정적인 결말을 주지 않고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다. 아서의 머리 속에서 다 일어난 게 아니냐는 사람도 있었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밝힌 분도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을 받는데 정확한 답을 드릴 수는 없다. 각자 해석의 여지를 두고 싶고, 그 재미를 망치고 싶지 않다. 스스로 해석하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다."(토드 필립스)

▲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게티이미지
-호아킨 피닉스는 8살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다. 어떻게 작품을 선택하나.

"어떤 답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감독님을 가장 의지한다. 예산이나 장르가 아니다. 감독이나 제작자다. 특별한 비전, 이야기할 스토리가 구성된 경우에 영화에 참여하게 된다."(호아킨 피닉스)

-'조커'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지. 코믹스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고도 평가받는데.

"이 영화가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기억되면, 코믹스 장르의 지평을 연 것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코믹북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너무 많아 이제 장르가 됐다. 황금사자상 수상은 너무 기뻤다. 어떻게 보면 장르를 전복시켰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이 기대한 것과 완전히 다른 영화, 다른 톤의 영화였다. 호아킨 피닉스 배우의 연기 덕이 컸다. 그 연기가 이후에도 기억될 것 같다. 기존 코믹스 바탕 영화와 달랐던 점도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토드 필립스)

-조커의 웃음소리와 춤이 인상적이었다. 아서 플렉과 조커의 차이도 느껴졌다. 어디에 초점을 두며 연기했나.

"아서는 굉장히 산만하고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그래서 잘 반영할 수 있는 움직임과 행동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리고 조커는 우아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렇게 대비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질문들이 감사하다. 직접 가서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화상 기자회견을 한 적이 없어서. 참석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호아킨 피닉스)

▲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왼쪽)와 토드 필립스 감독. ⓒ게티이미지
-누구도 웃기지 못하는 코미디언 이야기다. 혹시 감독이 우회적으로 만든 자전적인 영화라 볼 수 있나. 코미디가 주관적이라고도 하는데 이 영화를 코미디로도 볼 수 있나.

"여러 코미디언과 작업했고 코미디 작품도 많이 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도 만났고 재밌는 배우와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런 과정에도 고통과 절박함이 있다. 사람들을 웃기려는 과정도 쉽지 않다. 이 영화는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탐험이라고 생각한다. 희극가 비극 간의 경계선에 대해 탐구하는 영화라 생각한다."(토드 필립스)

-호아킨 피닉스는 굉장한 열연을 펼쳤다. 그렇게 에너지를 쏟은 뒤 괜찮은 건지 궁금하다.

"촬영할 때 힘들었다. 사실 모든 작품이 어떤 면에서는 힘든 점이 항상 있다. 이 캐릭터는 되려 에너지를 내려놓고 토드 감독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은 게 많다. 더이상은 못하겠다 했던 적도 있지만 계속 영감을 받았다. 많이 에너지를 쏟을수록 더 받는 경우가 있더라. 하루종일 촬영하고 앞으로 촬영할 장면, 기존 장면을 이야기할때 이 세계에 너무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제가 소진되거나 고갈되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더 힘을 받았고, 더 동기 부여를 받아가며 일했다."(호아킨 피닉스)

▲ 영화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 ⓒ게티이미지
-화상 컨퍼런스를 할 만큼 한국이 '조커'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한국의 영화, 산업에 대해서도 아는지.

"(한국의) 역동적인 영화산업, 팬들이 있다는 점, 기대하는 영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 (극장) 의자가 굉장히 예쁘다."(호아킨 피닉스)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면 전세계의 영화를 볼 기회가 더 생길 것 같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감독 새로운 영화를 알게 돼 좋다. 올해 '기생충'같은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 보고 싶은 작품이다. '옥자'도 넷플릭스로 재미있게 봤다.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훌륭한 감독님이 나오고 계시고 그렇게 나온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 좋게 생각한다"(토드 필립스)

-코믹스가 원작이지만 현대사회에 대한 우화로도 보인다.

"영화는 1970년대말, 1980년대초가 배경이다. 각본을 쓴 건 2017년이다. 영화는 언제나 당대의 다양한 일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제가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이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대해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고 어떤 분들은 모르는 이슈였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다양한 논의를 하고 못 보던 것을 보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토드 필립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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