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설. 제공l링크매니지먼트

[인터뷰S①]에서 이어집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배우계 미래가 밝다. 이설이라는 걸출한 인재가 탄생했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세밀한 감정 연기와 신선한 마스크로 데뷔 3년 차에 여러 드라마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는가 하면, 쉽지 않은 장르와 파격적인 캐릭터로 '요즘 신인'답지 않은 심상치 않은 행보도 보여주고 있다. 탈북민에서 소시오패스 사회부 기자, 그리고 무명의 싱어송라이터까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이설은 지난 2016년 호란의 뮤직비디오 '앨리스'로 데뷔, 영화 '두 개의 방', '허스토리'에 이어 웹드라마 '자취, 방'에 출연했으며, KBS2 단막극 '옥란면옥' 주인공으로 발탁돼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MBC '나쁜 형사'로 지상파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데뷔, 최근 종영한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도 여주인공으로 자리매김 했다. 빠른 속도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써내려가면서 이제 어엿한 '여주'가 된 '괴물 신인' 배우 이설.

▲ 배우 이설. 제공l링크매니지먼트

그는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를 듣자마자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이면서 웃었다. 이설은 "너무 부끄럽다. 아직 한참 멀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면서도 "부끄럽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왕 '괴물'로 불려본 거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패기를 보였다.

이러한 데뷔 3년 차 '괴물 신인'에게 연기 첫경험은 여전히 생생했다. 이설은 "처음에 친구가 뮤직비디오 출연 기회를 소개시켜줬다. 당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서 재밌었고, 진지하게 이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전에 그는 쇼핑몰 모델로 활동했었는데, 이설은 당시 모델 활동도 행복했지만 그때는 '생계유지'에 가까웠다면 현재 배우라는 직업은 '꿈'이자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했다.

'배우'를 '꿈'이라고 표현한 이설은 '이설'이라는 이름 역시 '다를 이, 이야기 설'로 '남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본명은 강민정. 본명으로 활동하기에는 강민정이라는 배우가 5명이나 된다며, 회사에서 지어준 '이설'이 어감도 부드럽고, 친근감 있어서 마음에 든다고 만족했다.

▲ 배우 이설. 제공l링크매니지먼트

'남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배우' 이설은 그간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지만 다소 무거운 내용의 작품을 들려줬다. '옥란면옥'은 탈북민 이야기를 그렸고, '허스토리'는 위안부 관련 재판에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설은 이같은 작품 선택에는 '자의'보다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직 작품을 선택할 위치는 아니기에,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오면 작품을 하게 된다. 그런데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두 작품은 모두 '사투리'를 써야 한다. '옥란면옥'은 북한 방언을, '허스토리'는 경상도 방언을 사용해야 했다. 이에 대해 이설은 "사투리 쓰는 게 재밌다. 김희애 선배께서 배우에게 사투리는 '제2외국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경상북도 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경상도 사투리에 능한 그는 '제2외국어'를 보유한 셈. 

▲ 배우 이설. 제공l링크매니지먼트

그뿐만 아니라, 그간 작품들에서 이설은 또래보다는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허스토리'에서는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옥란면옥'에서는 신구, '나쁜 형사'에서는 신하균, 이번 '악마가'에서 박성웅, 정경호까지. 이설은 "선배들과 작품 하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면서 '또래'는 이번 '악마가'에서 처음 호흡을 맞춰봤다고 했다. 바로 송강이다. 이설은 송강에 "처음에는 또래 연기에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송강의 극 중 캐릭터 '루카'와 송강이 워낙 비슷해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래가 많은 작품도 해보고 싶다고.

"'검블유'나 '멜로가 체질'처럼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 여자들이 많이 나오는 장르에 욕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또한 요즘에는 '로맨스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고. 특히 그는 "최근 영화 '사랑이 끝이다'를 감명 깊게 봤다. 기회가 된다면, 문소리 선배님과 꼭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남자 배우는 안재홍을 꼽았다.

▲ 배우 이설. 제공l링크매니지먼트

또박또박 자신의 희망을 얘기하는 이설을 보며 이러한 그의 염원은 '머지않아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그럼 이설이 생각하는 '10년 후 이설의 모습'은 어떨까. 이설은 "일단 이 일을 계속한다면 좋겠다. 사람 자체로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며 이설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는 이설. 그는 쉬는 날 자전거를 타거나 자주 걷는다.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많이 걷고, 자전거를 많이 탔다. 요즘에도 많이 걷고, 자전거를 탄다. 또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넷플릭스 보는 것도 좋아한다"며 진정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설은 뜻밖에 취미를 예고했다. 곧 복싱을 배울 예정이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혼자 여행을 갔다. 당시 매주 화요일마다 친구들이 모여서 복싱을 하더라. 저 역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흥미가 생겼다. 꼭 한 번 배워서 복싱클럽을 만들고 싶다"고 해맑게 말했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는 그의 모습에 내면도, 외면도 단단하고 건강한 배우라는 것을 확실했다. 

무서운 기세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이설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고 씩씩하게 답변해 나갔다. 연기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확실한 그이기에 데뷔 3년 차라는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의 미래와 꿈 역시 이설의 똑부러진 말대로 그려나갈 것이다. <끝>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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