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왼쪽)와 수아레스 ⓒ연합뉴스/AFP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만든 인터밀란의 수비 조직은 촘촘했지만,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는 끝내 흠집을 냈다.

FC바르셀로나 3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인터밀란과 격돌했다. 힘겨운 경기 끝에 루이스 수아레스의 두 골이 터지면서 겨우 2-1로 역전승했다.

인터밀란은 이번 시즌부터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콘테 감독은 공수 밸런스를 잡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꼽힌다. 특히 스리백을 세우면서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움직이는 수비 조직력이 일품으로 꼽혔다. 유벤투스, 이탈리아 대표팀, 첼시를 거치면서 성공을 거뒀다.

새로 부임한 인터밀란에서도 콘테 감독 효과는 즉시 나타나고 있다. 인터밀란은 시즌 6라운드까지 전승을 달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13골을 만든 득점력도 칭찬할 만하지만, 6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준 수비력이 대단하다. 스리백을 세우는 3-5-2 형태가 이번 시즌 주 전술로 꼽힌다.

콘테 감독은 바르사를 상대로도 엄청난 수비력을 발휘했다. 디에고 고딘, 스테판 더 브리, 밀란 슈크리니아르 스리백과 안드레아 칸드레바, 콰드오 아사모아까지 파이브백 형태를 세워서 좌우 간격을 좁혔다. 이 앞을 니콜로 바렐라,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스테파노 센시가 지키면서 바르사에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전방엔 기동력이 좋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둬서 역습에 힘을 보탰다.

전반전은 인터밀란의 뜻대로 흘러갔다. 전반 3분 아직 정리되지 않은 틈을 타 라우타로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론 선 수비 후 역습이었다. 만회하기 위해 전진한 바르사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전반 33분 니콜로 바렐라의 결정적인 기회는 바르사 수비진의 몸을 던진 수비에 막혔다. 전반 37분에도 라우타로가 껑충 뛰어올라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3분에도 알렉시스 산체스의 헤딩 슛까지 매서웠다.

이렇게 견고했던 인터밀란에 흠집을 낸 것은 역시 바르사의 핵심인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메시는 메시답게, 수아레스는 수아레스답게 팀에 기여했다.

메시는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지만 중앙까지 활발히 오갔다. 직접 득점을 노리는 것은 물론이고 활발하게 공을 뿌려대며 공격을 이끌었다. 메시의 경기 통계는 놀랍기만 하다. 홀로 드리블 돌파를 10번이나 성공했다. 인터밀란 팀 전체가 7개를 기록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슛은 4개를 시도해 3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고, 키패스를 6개나 기록했다. 촘촘히 인터밀란이 수비진을 쌓은 '파이널서드'에서 바르사의 공격을 사실상 이끌었다.

수아레스는 골잡이답게 2골을 작렬했다. 후반 13분 아르투로 비달이 방향을 전환하며 띄워준 패스를 잡지 않고 넘어지면서 그대로 발등에 맞췄다. 잔디 위를 미끄러지면서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궤적에 사미르 한다노비치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었다. 천금 같은 동점 골이었다.

후반 39분 터진 결승 골은 메시와 수아레스가 합작품이었다. 메시는 오른쪽 측면에서 아사모아를 가볍게 제치고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했다. 이후 브로조비치까지 제치고 반대편의 수아레스에게 패스했다. 수아레스는 메시의 패스를 환상적인 퍼스트터치로 방향을 바꿔두며 순식간에 쇄도했다. 수비가 붙기도 전에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콘테 감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가 해낸 것들을 보면 바르사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만했다. 하지만 축하를 보내고 싶다. 몇몇의 크랙들이 모든 것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캄프누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을 상대로, 예전에 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괴롭힐 수 있었다는 것에 약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밀란의 조직력도, 바르사 선수들이 보여준 번뜩이는 플레이도 대단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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