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아이돌 정승원,풀백으로도 활약도가 좋다. ⓒ이종현 기자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0-1로 끌려가던 후반 9분. 상대는 홈에서 15경기에서 11골밖에 내주지 않은 단단한 성남FC. 성남의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골망은 대구FC 정승원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에드가의 헤더로 열렸다. 90분 동안 본래 자리가 아닌 측면 수비수로 뛴 정승원이 미소를 지으며 믹스트존에 나올 수 있었다. 

대구는 6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3라운드 성남과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서보민에게 먼저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으나 에드가의 만회 골, 후반 추가시간 세징야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신창무가 2차 슈팅으로 역전 골을 기록해 웃었다.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를 위해 3위 FC 서울을 추격 중인 대구에 귀중한 승점 3점이었다. 

대구의 공격은 보통 에드가-세징야-김대원 삼각편대 공격진으로 이저지는 경우가 많지만, 준수한 외모만큼 빼어난 실력을 지닌 정승원 역시 공격의 한 축이다. 

정승원은 최근 구단 사정으로 인해 측면 공격수가 아닌 스리백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뛰고 있다. 성남과 경기에서도 정승원은 오른쪽 윙백으로 뛰면서 90분을 소화했다. 체력과 투지가 좋은 정승원은 수비력도 준수한 공격수여서 이 위치 임무가 낯설지 않다. 

수비가 단단한 성남과 맞대결에서 늘 고전했던 대구는 이날 경기에서도 서보민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자칫 성남의 축구에 말릴 수 있었지만 실점 3분 만에 정승원이 오른쪽 측면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가 정확하게 에드가의 머리로 배달되면서 동점 골을 얻었다. 정승원의 도움은 대구가 후반 추가시간까지 몰아붙이며 승점 3점을 따내는 발판이 됐다. 

정승원은 경기 후 "팀원들이 다 열심히 뛰어서 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 주문이, (박)기동이 형과 에드가가 신장이 좋으니 크로스를 많이 시도하라고 했다. 볼을 잡고 보니 에드가와 기동이 형이 보였다. 올려보자고 해서 올렸는데, 운 좋게 득점으로 연결됐다"며 경기 소감과 도움 과정을 설명했는데 표정은 밝았다. 

그는 무엇보다 훈련을 실전처럼 하고, 대구 원정 팬들이 많이 찾아온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훈련 때, 실전처럼 하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 경기 중 성남 쪽에서 응원을 했지만, 저희 대구 응원이 크게 들렸다. 맞받아 싸우는 느낌이 들어서 더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몸을 풀려고 경기장에 들어오면 상대 팬보다 우리 팬이 많을 때가 있다. 기분이 정말 좋다. 놀랍다. 우리 팀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생각한다. 많이 와주셔서 확실히 큰 힘이 된다."

동료 김대원, 정태욱과 함께 10월 열리는 U-22 대표 팀 우즈베키스탄과 두 차례 맞대결 명단에 포함된 정승원은 "팀에서는 오른쪽 백이지만, 대표 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다. 거기서도 김학범 감독님이 항상 사이드백 선수들에게 '많이 나가라, 너희가 나가도 미드필더, 공격수가 (수비를)도와줄 것이다. 많이 나가서 공격하라'"고 했는데, 그 말도 오늘 경기에서 많이 도움이 됐다"며 김학범 감독의 도움을 은근히 이야기했다.

또한 "많이 어렵지만, 팀에서도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고 포인트를 올리고 좋은 경기를 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발탁될 것"이라는 각오도 다졌다. 

그동안 김대원과 둘이서 오고 다니던 U-22 대표 팀에 처음으로 함께하게 된 정태욱과 동행에 대해 묻자 "(정)태욱이와 만나자마자 '잘해보자'고 했다. 태욱이가 장난스럽게 '나만 왕따시키지마라'고 했다. 셋이 잘 맞으니, 잘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대구가 키운 아이돌 정승원은 이날도 양손 가득 팬들이 준 선물 보따리를 들고 퇴근했다. 정승원은 "늘 이 정도는 받는다.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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