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투수 심수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G 트윈스 투수 심수창(38)이 은퇴를 결심했다.

LG는 최근 심수창에게 전력 제외를 통보했다. 2000년 LG에 2차 11라운드로 지명된 심수창은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 롯데, 한화를 거쳐 2019년 LG로 복귀했지만 결국 1년을 보내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심수창은 통산 389경기에 나와 42승68패 14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했다. 심수창은 지난달 27일 잠실 NC전에서 1119일, LG 소속으로는 2011년 7월 8일 이후 3003일 만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게 마지막 등판이 됐다.

7일 은퇴 소식이 전해진 뒤 연락이 닿은 심수창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그는 "솔직히 그만둔다고 하니까 눈물나더라.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다. 지금까지 밸런스 훈련하고 했던 게 이제 소용이 없으니까 진짜 슬프더라. 짐 싸서 나올 때는 덤덤했는데 집에 오니 눈물이 났다"고 은퇴 심경을 밝혔다.

심수창은 "마지막에 1군 등판은 구단이 배려해준 것 같다. 사실 갑자기 선발 등판이라 (방출을) 예견하고 있었다. 부모님한테도 이야기했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은퇴식'을 하고 오겠다고. 보고 싶으면 보러 오시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못 보러 왔고 아버지는 나한테 이야기도 안 하고 오셨더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이어 "그래도 마지막으로 LG 로고가 박힌 유니폼 입고 LG 팬들 앞에서 환호받고 던질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다른 팀을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경기 전에 (박)용택이 형한테만 마지막일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나중에 2이닝 던지고 내려오니까 '그동안 고생했다'고 안아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LG 트윈스 투수 심수창. ⓒ곽혜미 기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18연패, 갑자기 찾아온 스티브블레스증후군. 그의 야구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도 야구 인생을 돌아보니 매 순간이 행복했다는 심수창은 "유니폼 처음 입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순간들이 행복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LG 구단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했고 마지막 승도 LG에서 하고 끝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NC전에서 선발 등판을 준비하던 중 시구하러 오는 2020년 신인 이민호를 보며 고개를 숙여 인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마지막 등판이라 생각했고 그 신인은 첫 프로 마운드에 올라온 것 아닌가. 많은 관중들 앞에서 프로를 시작하는 신인을 예우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던진 야구공을 내려놓게 된 심수창. 그는 "아직 은퇴 이후를 결정한 건 없다. 야구 해설도 배워보고 싶고 스카우트, 전력분석 등 야구 관련된 것은 뭐든 배워보고 싶다"며 "계속해서 야구와 인연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마지막으로 "다시 LG 로고가 박힌 유니폼 입고 팬들 앞에서 환호받으며 던질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마지막에 LG로 올 때 응원해주셨던 것 정말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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