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우영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역투하고 있다. ⓒ잠실=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포스트시즌은 투수 교체가 승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승부다.

흐름의 경기인 야구, 그것도 단기전에서 투수 교체를 어떻게 하느냐는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판단이 된다.

매 경기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 팀 감독의 머리싸움. 결과에 따라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투수 교체의 묘미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날의 승부처를 읽어 볼 수 있다.

매 경기 펼쳐지는 불펜 싸움에 주목해 이번 포스트시즌을 들여다보자.

-10일 키움-LG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2회에 나선 진해수 : B+

선발 임찬규가 1회초 2점을 내주자 LG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2회초부터 진해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진해수는 2회를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제 몫을 해내는 듯 했다.

그러나 3회초 1점을 빼앗기며 김대현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마무리가 아쉬웠던 김대현 : B

세 번째 투수 김대현은 빼어난 투구로 키움의 추격을 멈추게 만들었다. 첫 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타자들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다만 6회초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준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커의 몰락 차우찬 : C

차우찬은 이날 LG 전략의 핵심이었다. 차우찬은 6회와 7회에 쓸 수 있다는 계산은 2회부터 투수를 교체하게 한 동력이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익숙하지 않은 불펜투수 보직의 한계를 드러냈다.

차우찬은 5-3으로 앞선 6회초 1사 1,3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대타 박동원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곧바로 동점. 차우찬을 통해 승리 동력을 얻으려 했던 LG의 계산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신인의 한계? 정우영 : D

전날 승리의 파랑새였던 정우영. 그러나 하루 만에 패배의 중심에 서게 됐다.

5-5 동점이던 7회초 2사 3루. 정우영은 전날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박병호와 상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볼을 잇달아 두 개를 던졌고 결국 고의 4구로 박병호를 거른다.

승부는 준플레이오프서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샌즈. 그러나 정우영은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우전 안타로 이어지며 역전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전날(9일) 경기서 춤추는 듯 움직이던 투심 패스트볼로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위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우영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 후 김혜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서건창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김하성에게 2루타를 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위기 상황에서 김하성에게 던진 공은 역시 투심 패스트볼이었지만 김하성의 기술적인 배팅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키움

△기대와 실망 동시에 안긴 안우진 : B

안우진은 키움의 포스트시즌 조커다. 언제든 선발이 흔들리면 투입돼 경기를 정리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이날도 두 번째 이닝까지는 성공적으로 제 몫을 해내는 듯 했다. 2회 2사 만루 위기를 병살타로 넘긴 안우진은 3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투구수가 늘어나자 한계를 드러냈다. 4회말 1사 후 정주현에게 3루타를 맞는 등 주충하며 실점을 했다. 투구수가 늘어나면 구위가 떨어진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어려움 속에서 나름 분투한 추격조 : B+

이번 포스트시즌서 키움은 4차전 중 선발이 퀄리티 스타트를 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세 번은 모두 선발이 조기 강판됐다.

그러나 키움엔 양적으로 풍부한 필승조 같은 추격조가 있었다.

이날도 8명이나 투입된 불펜은 아쉬운대로 제 몫을 해내며 LG가 멀리 달아나지 못하도록 잡아놓았다.

조금씩 짐을 나눴기에 부하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 남은 포스트시즌서도 적극적인 투수 교체로 승세를 넘겨주지 않는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 이닝 부담 털어낸 조상우 : A

조상우는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하면 다음 이닝은 가급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의 운영 방식이었다. 유주자시 등판은 한 이닝 이상의 부담이 주어진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예외가 될 수 있다. 조상우는 이날 테스트를 겸한 등판을 했다.

7회말 1사 1루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김민성과 유강남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조졌다.  6-5 살얼음 리드를 지킨 투구였다.

조상우는 이례적으로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조상우는 첫 타자 정주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천웅 오지환 전민수(대타)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에도 멀티 이닝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안겨 준 역투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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