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전 선발이 유력한 김광현은 SK의 필승카드가 되어야 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정규시즌 막판 경기력이 처지며 두산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아직 팀 안팎의 불안감이 걷힌 것은 아니다.

아무리 구호를 외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고 해봐야 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직 승리만이 팀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사실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쳤던 타선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예상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SK는 선발투수들이 키를 쥐고 있다.

SK는 올 시즌 3.48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마운드는 자타공인 인정한다. 그중에서도 더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찾는다면 역시 선발이다. SK 선발투수들은 올 시즌 3.39의 평균자책점을 합작해 리그 1위였다. 65승의 선발승 또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키움, 잠재적 한국시리즈 상대인 두산과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는다. 

부담도 크지만, 기대도 크다. 선발투수들이 체력을 충전한 뒤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SK는 김광현,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 박종훈까지 네 명의 선발투수를 확정했다. 순번도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투수인 김광현과 산체스를 먼저 내는 게 장기전을 대비해서도 유리하고, 피홈런 위험도가 더 큰 소사를 인천에서 쓰지 않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1차전 선발이 확실시되는 김광현은 시즌 막판 3경기에서 21이닝을 던지며 3자책점만을 기록했다.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초반부터 전력투구하는 김광현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었던 시기다.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 키움전 4경기에서도 2승2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잘 던졌다. 1차전에 나선다면 팀 분위기까지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까지 떠안는다. 김광현의 몸짓 하나에 SK 더그아웃이 들썩거릴 가능성이 크다.

리그 제일의 파이어볼러인 산체스도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는 후반기 체력 저하에 고전하며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밀려났다. 그러나 올해는 2선발로 시리즈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5명의 선발투수 중 체력 관리에 가장 공을 들인 선수가 산체스이기도 하다. 의욕도 당차다. 산체스는 “선발로 나선 뒤 휴식일이 부족해도 불펜에서 뛸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사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에 대비했다. 키움전에서도 약하지 않았다. 부상자급의 휴식 시간이 있었던 만큼 위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즌 막판 다소 부진했던 박종훈도 차분하게 정비를 했다. 박종훈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9로 선전하며 SK 한국시리즈 우승의 밑거름을 뿌렸다. 큰 무대에서 진가를 과시할 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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