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는 올해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는 박병호 프로 생활에서 처음이었다. 박병호는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 끝내기 솔로포를 포함해 4경기 16타수 6안타(3홈런) 6타점 3득점 타율 0.375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장정석 키움 감독이 바랐던 '박병호 시리즈'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박병호는 3개의 홈런으로 리그 최고의 거포다운 장타력(0.938)을 보여줬다. 그런데 박병호가 빛나는 순간은 타석 뿐만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위기마다 실점을 막는 호수비로 최고의 4번타자이자 최고의 1루수임을 증명했다.

박병호는 이번 시리즈에서 3번의 직선타 수비, 2번의 홈보살을 기록했다. 모두 실점 위기였거나 상대 선두타자가 나섰던 상황에서 키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장타를 막았다. 타석에서는 팀에 득점을 안겼고, 1루에서는 실점을 막아주며 경기 흐름을 쥐락펴락한 셈이다.

박병호는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5회 선두타자 채은성의 빠른 타구를 점프 캐치하며 직선타 처리했다. 7회에는 대타 박용택이 제이크 브리검의 노히트노런을 깼지만, 브리검의 공을 받은 박병호가 절묘한 태그로 대주자 신민재를 견제 아웃시켰다.

2차전에서는 0-1로 뒤진 1회 1사 1,2루에서 채은성의 직선타를 잡아 2루주자의 귀루까지 막으며 병살플레이로 이닝을 끝냈다. 0-3로 점수차가 벌어진 3회에도 1사 2,3루에서 정주현의 타구를 홈보살로 연결시켰고 팀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며 5-4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4차전에서도 홈런, 쐐기타 뿐 아니라 수비가 주목받았다. 박병호는 2-4로 뒤진 2회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타구를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처리했다. 이어 3-5로 추격한 5회에는 2사 2,3루에서 정주현의 강습 타구를 타이밍에 맞춰 점프하며 잡아내 정주현을 무릎꿇게 했다.

박병호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뒤 "좋은 수비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수비 위치를 잘 잡아주신 수비코치님 덕분이다. 강한 타구가 몇 차례 왔지만 단기전에서 호수비로 흐름을 끊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박병호의 홈런이 나온 3경기는 모두 키움이 승리했다. 박병호의 호수비에 박수가 터진 경기에서도 키움이 LG를 꺾었다. 키움은 14일부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박병호가 준플레이오프의 기세를 상위 시리즈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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