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안우진이 15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서 역투하고 있다. ⓒ인천=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더그아웃 분위기가 나를 더 집중하게 만든다."

키움 투수 안우진은 키움의 포스트시즌 두 번째 조커 카드다. 최고의 위기 순간에 투입되는 투수가 조상우라면 안우진은 그에 앞선 위기에 등판한다. 그만큼 벤치의 신뢰가 두둑하다.

결과도 좋다.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모두 나서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2개를 뽑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 6-3으로 앞선 5회말, 한동민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다음 타자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좋은 마무리를 해냈다. 안우진에게는 홀드가 주어졌다.

안우진이 놀라운 것은 구속 증가에 있다.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기는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구속이 더욱 증가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우진의 정규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7㎞였다. 슬라이더는 137.1㎞였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는 각각 3㎞ 정도 더 빨라진 구속을 보이고 있다.

패스트볼은 던졌다 하면 150㎞를 넘긴다. 슬라이더도 140㎞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

패스트볼도 위력적이지만 거의 패스트볼처럼 날아오다 마지막 순간에 변하는 고속 슬라이더는 안우진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휴식기가 길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변화다.

안우진은 첫 번째 이유로 짧은 이닝 효과를 들었다.

안우진은 1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자리에서 "아무래도 선발을 할 때는 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그러나 불펜으로 등판하며 에너지를 남겨 둘 필요가 없어졌다. 순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구속도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어깨 부상에 대한 걱정이 해소됐다는 점이다. 안우진은 어깨 통증 탓에 적지 않은 기간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젠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몸을 푸는 과정에서 조금 통증이 있지만 마운드에 올라갈 땐 완전한 상태로 공을 뿌릴 수 있다고 했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으니 보다 강한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꼽았다.

안우진은 "선배님들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정말 잘 만들어 놓았다. 분위기가 많이 업이 돼 있다. 그러면서도 적당한 긴장감을 갖게 만든다. 더그아웃에서 야구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그 집중력이 마운드에서 발휘되며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끌어 내 주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이 분위기 싸움이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이 더욱 강력한 공을 뿌릴수록 키움은 좀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만큼 긴 이닝 투구는 어렵지만 초반의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그 중심엔 크게 향상된 구속이 있다. 어쩌다 나온 것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가 있는 구속 상승이다. 앞으로 안우진의 투구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안우진은 지금의 구속을 유지하며 팀을 마지막 승부까지 이끌 수 있을까. 조상우 못지않은 키움의 핵심 카드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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