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선민의 득점을 기뻐하는 전북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저희가 상위 팀들하고 경기는 나쁜 적이 없었다. 파이널라운드에선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 신형민

전북 현대는 20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4라운드에서 포항스틸러스에 3-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북을 잡으려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볼을 최대한 소유하면서 수비 뒤를 노리려고 한다. (김)승대를 막으려면 내려서야 한다. 지금 와서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 조금 앞쪽에서 상대하려고 한다. 성공하면 멋진 축구일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전북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전북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다. 최전방에 출전한 김승대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빠른 발을 활용해 문선민, 로페즈와 함께 포항을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전북에 맞는 수비 방식이다.

전북답게 앞으로 나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방에서 압박하는 공격수들의 적극성도 좋았지만, 포항의 롱볼과 일류첸코의 끈적한 움직임에도 전북 수비진은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영리한 경기 운영을 보여준 신형민의 능력도 빛났다. 신형민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물러서지 말라고(하신다). 기술적으로도 저희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압박을 지시하시고 선수들이 그에 따라서 하다보니 잘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반전 포항이 단 1번의 슈팅만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였다. 후반에야 포항이 반격을 개시했지만 전북이 리드를 살려 중요한 시기마다 골을 기록한 반면, 포항은 마무리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완패 흐름이 됐다. 김광석의 경고 누적 결장, 전북에서 임대온 최영준의 공백이 있었다지만 일방적인 경기였다. 김 감독은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압박이 생각보다도 더 강했고 당황했다"고 인정했다.

▲ 지난 8월 16일 전북-울산전, 홍정호(왼쪽)가 주민규와 공을 다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전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는 것은 전북의 전매특허 운영이다. 전북은 어느 팀이고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는 팀이다.

전북과 울산의 선두 경쟁은 '1점 싸움'이다. 무승부도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앞으로 나서 승리를 '쟁취'하는 전북의 스타일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북은 그렇게 우승을 따내면서 K리그 최강 팀의 명성을 쌓았다.

"저희가 상위 팀들하고 경기는 나쁜 적이 없었다. 파이널라운드에선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신형민은 전북엔
 '강팀 DNA'가 있다고 설명한다. 전북은 지난 5시즌 동안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기량에서 앞서고 경험이 많은 선수들도 풍부하다. 늘 이겨야 할 경기에서 힘을 쓴다는 주장이다.

울산을 추격하는 상황에 전북도 자존심이 상했다. 늘 우승 경쟁을 주도했던 팀이라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신형민은 "항상 파이널라운드 이전에 제일 높은 곳에서 시작을 했는데 따라가는 처지에 놓이니까 동기부여가 강하다. 항상 우승을 했던 팀인데 따라가고 있어서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전북이 기다리는 찬스는 말할 것도 없이 다음 달 23일 벌어지는 울산전이다. 이전까지 남은 2경기를 잘 치른다면 울산전에서 승리하고 역전하는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역시 전북은 언제나 승리를 노리는 팀. '무승부'도 실패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맞서는 것이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다. 전북은 지난 8월 16일 벌어졌던 울산과 맞대결에서 3-0으로 대승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신형민은 "위기라곤 하지만 선수들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울산과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따라가다보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34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여전히 전북은 울산과 승점 1점 차이를 유지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살얼음판'이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집중력이 높아지지는 것이 전북이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전북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던 경기 방식을 갈고닦으며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도 라이벌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했던 바로 그 '공격적인 운영'이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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