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승회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형 우승하고 싶다."

두산 베어스 투수 맏형 김승회(38)와 첫 인터뷰를 했던 2017년. 그는 후배들에게 "나도 반지 한 번 껴보는 게 꿈"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김승회가 프로에 데뷔한 2003년 이후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딱 2차례 우승했는데요. 김승회는 공교롭게도 그 시기에 롯데 자이언츠(2015년)와 SK 와이번스(2016년)에서 뛰었습니다. 두산 유니폼을 13년 동안이나 입었는데 말이죠.

맏형의 꿈은 지난 2년 동안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KIA 타이거즈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고, 지난해는 SK에 2승4패로 밀려 또 한번 우승의 꿈이 좌절됐습니다. 김승회의 준우승 경력은 5번(2005년, 2007년, 2008년, 2017년, 2018년)으로 늘었습니다. 

김승회는 올해 또 한번 기회를 잡았습니다. 두산은 정규시즌 막바지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며 88승1무55패로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습니다. 김승회는 전반기 47경기에서 50이닝을 책임지며 3승,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는데요. 후반기는 오른쪽 팔꿈치 골멍으로 거의 쉬었지만, 전반기 김승회의 활약이 없었다면 대역전 1위의 기회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김승회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건강하게 1군에 합류했습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승회가 시즌 초반에 보여준 공을 가을에도 던져준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김승회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치른 상무와 연습 경기에 한 차례 나섰는데요. 1⅓이닝 동안 20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김 감독은 최고 구속이 137km에 그친 점을 걱정했지만, 베테랑의 관록을 믿어보려 합니다. 

김승회는 배영수, 권혁, 이현승과 함께 두산 불펜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다들 '오늘'이 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서는 베테랑들이죠. 삼성 왕조의 주축이었던 배영수와 권혁은 각각 우승 반지 7개, 5개를 꼈습니다. 이현승은 2개를 갖고 있죠. 그런데도 "우승 반지 하나 더"를 외칩니다. 김승회는 얼마나 더 간절할까요. 

올해는 우승하고 싶은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습니다. 역삼초등학교 시절부터 30년 가까이 친구로 지낸 정재훈 두산 1군 불펜 코치와 함께 우승 반지를 끼고 싶어서죠. 정 코치는 2016년 우승 반지를 받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뛰어서 얻은 결실은 아니었습니다. 정 코치는 2016년 시즌 도중 크게 다친 여파로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2017년 말 은퇴를 선언한 뒤 지난해부터 2군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올해 1군 코치로 승격돼 직접 우승 장면을 지켜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김승회는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우승하고 싶다"고 외쳤습니다. 올해는 그의 간절한 소원이 이뤄질까요.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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