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앤디 밴 헤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를 응원하기 위해 '오랜 친구'가 바다를 건넌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지난 17일 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밤 한 메시지를 받았다. 넥센 시절이었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팀에서 뛰었던 옛 외국인 선수 앤디 밴 헤켄이었다. 지난해까지 대만 리그에서 뛴 밴 헤켄은 방출 후 은퇴하고 미국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밴 헤켄은 김 단장에게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가게 되면 보러 갈까 하는 이야기를 가끔 아내와 나눴다. 이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돼 팀을 응원하러 한국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21일 스포티비뉴스에 "밴 헤켄이 먼저 한국시리즈를 보러 오겠다고 연락을 해 입장권을 마련해 주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밴 헤켄은 2012년 처음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2016년에는 잠시 일본 리그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지만 총 6시즌을 뛰며 156경기 73승4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20승을 달성하며 투수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에이스 본능을 뽐냈기에 스스로도 의미가 있는 키움의 '가을 야구'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팀 레전드' 밴 헤켄이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하기를 바라는 키움 팬들의 바람이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가능성이 희박하다. 취재에 따르면 밴 헤켄의 방한 의사를 전달받은 구단이 KBO에 시구 가능 여부를 문의했을 때, 한국시리즈 시구를 관장하는 KBO는 이미 전반적인 시구 계획을 짠 상태였다.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

김 단장은 "시즌 중 밴 헤켄의 시구 초청도 구단 내부에서 논의를 했는데 밴 헤켄이 올해 '여름에 야구를 하지 않고 집에서 쉬는 것은 20년 만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밴 헤켄이 야구를 그만두고 아내와 오롯이 1년을 보내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그를 초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가 아니더라도 키움 팬들이 밴 헤켄을 다시 볼 기회가 열려 있다.  김 단장은 "올해는 푹 쉬고 내년부터는 어떻게든 우리와 함께 일했으면 하는 친구다. 야구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최고의 선수였다. 이번에 한국에 오면 미래에 대해서도 의논해 볼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동행'의 여지를 남겨뒀다.

밴 헤켄은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1승2패로 뒤진 4차전에 나와 7이닝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해 히어로즈는 한국시리즈를 2승4패로 마쳤다. 팀에 포스트시즌 '승리 요정'과도 같았던 밴 헤켄이 응원 차 한국에 와서도 승리를 이끌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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