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 팬들이 올드트래포드에서 '항의 배너'를 들었다 ⓒ노상현 통신원
[스포티비뉴스=맨체스터(영국), 노상현 통신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분노했다. 돈만 쓰는 이적 시장 방식에 혀를 내둘렀다. 더는 감독 경질이 문제가 아니다.

맨유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뒤에 암흑기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실패로 끝나고, 루이스 판 할과 조세 무리뉴를 선임했지만 명가 재건은 없었다. 맨유 황금 세대였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효과도 별로다.

매번 이적 시장에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왔다. 2013년 후안 마타, 마루앙 펠라이니, 2014년 앙헬 디 마리아, 2015년 멤피스 데파이, 2016년 폴 포그바, 헨리크 미키타리안, 2017년 로멜로 루카쿠, 알렉시스 산체스 등이 대표적이다.

돈은 돈대로 썼는데 성적은 나질 않는다. 큰돈을 주고 데려온 선수는 좀처럼 맨유에서 활약하지 못했다. 산체스도 맨유 생활 내내 주급 도둑이란 조롱을 받았다. 에버턴에서 맹활약했던 루카쿠도 2년 만에 이탈리아로 떠났다.
▲ '주급 7억 도둑 오명' 산체스도 맨유를 떠났다
정리되지 않은 영입 방식이다.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등 폼이 한참 떨어진 선수들이 여전히 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영입과 방출이 없었던 셈이다. 쉽게 말하면 올바르게 돈을 쓰지 않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앙토니 마시알, 폴 포그바 등이 부상으로 빠지자 벤치에 쓸 만한 선수들이 없었다.

균형이 없는 스쿼드는 성적으로 직결됐다. 맨유는 리그 2승 4무 3패로 14위까지 떨어졌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알 수 없다. 리버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시즌 내내 유지될지 미지수다.

성적이 떨어지면, 감독 경질을 요구했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감독 경질이 아닌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리버풀전이 열렸던 올드트래포드 주변에는 “10억 파운드(약 1조 4900억 원)를 훔친 우드워드는 나가라, 글레이저도 나가라”는 걸개와 시위가 있었다. 현재 맨유는 풋볼 디렉터 없이 우드워드 부회장이 영입을 진두지휘한다.

올드트래포드 하늘에도 고위층을 향한 분노가 있었다. 경비행기로 ‘우드워드 아웃’, '글레이저 아웃'이란 문구를 내걸었다. 이제 맨유 팬들은 돈만 버는 구단이 아니라, 전문적인 축구 경영인을 데려오기를 원한다. 

맨유 출신 전설들까지 비판하고 있다. 폴 스콜스는 “후안 마타, 마루앙 펠라이니를 7000만 파운드(약 1065억 원)에 영입한 것이 알림벨을 울렸다. 나름대로 좋은 선수지만 맨유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라면서 “데이비드 길 단장은 축구 전문가였다. 그가 떠나자 퍼거슨 감독 은퇴와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가 됐다”며 영입 방침에 쓴소리를 뱉었다. 이제 내부에서 개혁이 필요하다. 
▲ 맨유 고위층을 향한 분노가 올드트래포드 하늘에도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맨체스터(영국), 노상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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