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이형범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1차전, 6회 2사 1,3루 위기를 막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두산 이형범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의 마무리를 책임졌다.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가 1위 두산의 마무리로 성장한 것은 그 자체로 드라마였다.

하지만 마지막이 좋지 못했다. 9월 평균 자책점이 7.20이나 됐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를 이용찬으로 변경하게 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형범과 함께 더블 스토퍼라고 이야기했지만 무게감은 이용찬에게 쏠려 있었다.

이형범이 9월 성적이 나쁘기도 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이 됐다.

그 이형범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1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는 1개만 맞았지만 실점이 2개나 올라갔다. 비자책점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특히 2점이 6-6 동점이 되는 실점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그러나 어쩌면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기용이었다.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형범은 위기 순간에 마운드에 올랐다. 4-6으로 추격당한 6회초 2사 1, 3루에서 등판했다.

불펜 투수들은 승계 주자가 있으면 같은 공을 던져도 더 많은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키움이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를 가급적 다음 이닝에 쓰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키움 한 불펜 투수는 "주자가 한 명일 때 마운드에 오르면 2이닝을 던진 체력과 정신 소모가, 2명이 있으면 3이닝을 던진 기분이 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웃 카운트는 1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두 명의, 그것도 동점 주자를 뒤에 두고 마운드에 오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형범은 첫 관문을 잘 통과했다. 첫 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며 이닝을 매조졌다.

이형범은 다음 이닝에도 등판했다.

그러나 첫 타자부터 꼬였다. 이형범은 김하성을 내야 뜬 공으로 유도했지만 1루수 오재일과 포수 박세혁이 서로 미루다 공을 놓치고 말았다. 1루수 실책.

이때 흐름을 끊어 주는 것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았다. 이전 이닝에서 어려운 상황을 정리하고 나온 뒤 실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은 이형범으로 계속 끌고 갔다.

결국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박병호와 샌즈를 범타로 막았지만 김하성의 홈 쇄도까지 막진 못했다.

두산은 그제서야 권혁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권혁이 대타 송성문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이형범의 실점은 2개로 올라갔다. 또한 동점까지 허용했다.

경기는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의 승리로 끝났지만 두산의 투수 교체가 한 박자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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