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포스트시즌은 투수 교체가 승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승부다.

흐름의 경기인 야구, 그것도 단기전에서 투수 교체를 어떻게 하느냐는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판단이 된다.

매 경기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 팀 감독의 머리싸움. 결과에 따라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투수 교체의 묘미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날의 승부처를 읽어 볼 수 있다.

매 경기 펼쳐지는 불펜 싸움에 주목해 이번 포스트시즌을 들여다보자.

-10월22일 잠실 두산-키움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 : C

요키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대량 실점을 했다. 게다가 포수 송구에 얼굴을 맞아 다치기까지 했다.

물론 갑자기 투수를 교체하긴 어려웠을 수 있다. 준비가 안됐을 수 있다. 또한 요키시가 강하게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수는 교체하는 것이 옳았다고 보였다. 키움 투수들에게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게 하는 것 또한 소득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이 아닌 실력 이영준 : A

이날 키움의 최고 소득은 단연 이영준이었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이영준이다.

그러나 상대가 바뀌고 무대는 더욱 커졌다. 이영준이 제 몫을 해 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영준은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했다. 5회 마운드에 올라 오재일 허경민 최주환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았다. 투구수도 7개에 불과했다. 그 중 무려 6개가 패스트볼이었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부담감 따위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2이닝 무실점 역투 조상우 : A

조상우는 역시 조상우였다. 위기 순간을 막고 내려가는 것이 주요 임무였지만 이날은 2이닝을 책임지는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그 몫도 충실히 해냈다. 8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류지혁과 박세혁을 모두 범타로 막아 내며 이닝을 끝냈다. 2이닝 무실점. 장정석 키움 감독은 2차전에서도 조상우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결말 오주원 : C

6-6 동점이던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내게 되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투수가 경험 많은 오주원이었다면 좀 더 버텨 줄 수 있지 않았을까 기대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오주원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정수빈의 번트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무사 1, 2루가 됐다.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가 투수 땅볼 뒤 스리피트 라인 침범으로 아웃되 며 1사 1, 2루로 주자가 멈췄지만 그 분위기도 타지 못했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오재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두산

△다음 경기가 걱정되는 윤명준 : D

윤명준은 두산 불펜이 잇단 부상으로 신음할 때 팀을 지켰다. 한국시리즈서에도 큰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윤명준은 키움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정규 시즌에서 평균자책점이 7.11이나 됐다.

이날도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세 타자를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제 몫 다한 이형범 : B

결과는 1이닝 2실점이었다. 하지만 그가 맞은 안타는 1개뿐이었다.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투구였다. 실책과 다음 투수의 실점이 이어졌지만 이형범을 중간에서 충분히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업그레이드 함덕주 : A

함덕주도 좋았다.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을 던지며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8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상대하는데 11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패스트볼 7개와 체인지업 4개만 던지며 키움 타자들을 막아 나갔다. 2차전에서도 기대가 되는 투구였다.

△첫 마무리 치곤…이용찬 : B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무실점으로 끝냈다는 것이 중요했다.

6-6 동점이던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이정후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병호를 잡아낸 뒤 샌즈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송성문을 범타로 막아 내며 이닝을 끝냈다.

좋은 예방주사를 맞은 만큼 이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줬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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