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함평,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IA 신임 맷 윌리엄스 감독은 계약서에 사인이 채 마르기도 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7일 입국해 18일부터 곧바로 함평에서 열리고 있는 마무리 캠프를 이끌고 있을 만큼 의욕이 넘친다. 22일 오후 함평 KIA챌린저스파크에서 윌리엄스 감독과 마주 앉았다. 

- 17일 입국하고 21일이 첫 휴일이었다. 휴일은 어떻게 보냈나.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가 한국에 온 날이라 마중을 나갔다. 야구장을 둘러본 뒤 저녁을 함께 먹었다. 선수들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즐거운 하루였다."

# 위더마이어 코치는 윌리엄스 감독과 201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인연을 맺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1965년생, 위더마이어 코치가 1955년생으로 10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지만 선수 시절 내야수로 활약했다는 점부터 지도 철학까지 닮은 점이 많다. 위더마이어 코치는 "윌리엄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엄하게 대하면, 나는 옆에 가서 엉덩이를 툭 쳐주겠다"며 웃었다. 

▲ KIA 마크 위더마이어 코치(왼쪽)와 맷 윌리엄스 감독. ⓒ 신원철 기자
- 17일 입국한 뒤 훈련 첫 3일을 마쳤다. 그동안 선수들과 지내며 어떤 느낌을 받았나.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다. 열정적인 선수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실성, 훈련 태도가 긍정적이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

# 22일 훈련에서 내야수 황윤호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타격 훈련 차례를 기다리다 윌리엄스 감독이 다가오자 질문을 던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진지하게 조언을 남겼다. 

- 코치로 시작해 워싱턴에서 감독을 한 뒤 다시 오클랜드에서는 코치로 일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인내심이다. 선수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업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특성도 알아야 한다. 좋은 선수로 만드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더 좋은 선수로 키워낼 수 있다."

# 윌리엄스 감독은 2010년 애리조나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았다. 2014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올랐지만 2015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이스 하퍼와 조나단 파벨본이 더그아웃에서 싸우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결과는 해임. 윌리엄스 감독은 2016년 애리조나에서, 지난 2년 동안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코치로 일했다.  

- 마무리 훈련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은 선수들을 파악하기에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할 텐데.

"코치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선수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한 사람들이다. 내 눈으로 보면서 선수들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지적하기보다는 되도록 그냥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능력을 파악하고 싶다. 선수들과 가까워지면서 계속 알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 모두와 만나고 싶다."

▲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신원철 기자
- FA 2명(김선빈 안치홍), 대표팀 2명(양현종 문경찬)이 마무리 캠프에 빠져 있다. 이 선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를 받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FA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 선수들이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성과를 냈다는 뜻이니 좋은 선수라는 확신은 든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훈련 중인 선수들이 더 중요하다. FA 선수들의 거취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 개인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영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그렇게 선수들에 대해 파악하려고 한다."

# 대표팀에서 프리미어12을 준비하고 있는 양현종은 윌리엄스 감독의 취임에 대해 "새롭기도 하고, 기대가 많이 된다. 전에 계셨던 김기태 감독님과 박흥식 감독님이 선수들을 워낙 잘 이끌어주셨다. 새로운 감독님도 잘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 당장은 FA 선수들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겠다.

"훈련 첫날 2루수(안치홍)를 만났다. 그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해줬다. 거취는 선수와 가족이 결정할 일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선수단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내가 구단에 선수를 잡아달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재계약 여부는 구단에서 평가하고 판단할 문제다. 여기 있는 선수들과 최선을 다하겠다. FA 선수들의 거취는 계속 지켜보겠다. 선수들의 앞날이 밝기를 바란다."

- 훈련할 때 더그아웃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선수 곁에서 지켜보면서 때로는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서도 계속 그렇게 했는지.

"나는 천성이 코치다. 미국에서부터 그렇게 했다. 지도를 좋아한다. 코치들이 괜찮다면 선수들이 훈련할 때 계속 함께하고 싶다. 나는 감독이자 코치라고 생각한다."

- 코치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항상 선수들을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선수들보다 더 열정적이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코치진이 한 가지 이상을 가져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뭉쳐야 팀도 뭉칠 수 있다.

# KIA는 23일 오후 내년 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쳤다. 최희섭 송지만 진갑용 이현곤 코치를 새로 영입했다. 은퇴한 서동욱도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구단은 "무엇보다 신임 감독의 야구 지향점에 맞춰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신원철 기자
- KIA에는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긴 선수들이 꽤 있었다. 멀티 포지션을 선호하는 편인지, 아니면 자리를 정해주는 쪽을 선호하는 편인지.

"선수들이 편한 쪽으로 생각하겠다. 자연스럽게, 원래 하던 위치가 편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한다면 다른 위치로 옮겨야 할 때가 올 수도 있겠지만 원론적으로는 원래 포지션, 선수가 편한 위치에서 뛰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마무리 훈련의 목표를 요약한다면.

"KIA라는 팀의 모두에 대해 잘 아는 게 목표다. 낯선 환경에 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선수와 코치들에 대해 파악하고 싶다. 세 번째로는 팀의 방향성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혹시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쉬운 단어, 단순한 문장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나.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도 잘 모르겠다. 영어권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걸 수도 있다. 쉽고 명확하게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업무적으로, 또 팀의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서 명확해지고 싶다. 팬들도 선수들도 코치들도 내 뜻을 명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동안 외국인 선수를 맡았던 도영빈 통역이 감독의 입을 대신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구단 내에서 그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뜻도 된다. 도영빈 통역은 인터뷰 뿐만 아니라 훈련 중간에도 윌리엄스 감독의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전달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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