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최주환(오른쪽)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1차전 4회 1사 만루서 병살 플레이를 완성한 뒤 투수 린드블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제 실책 숫자 찾아봤나요? 신기할 걸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만난 두산 최주환은 대화의 첫 장을 수비로 열었다. 공격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았지만 수비가 불안하다는 인식 탓에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던 최주환이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지난해에도 대부분 포지션은 지명타자였다.

하지만 올 시즌 자신의 수비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실제 최주환은 올 시즌 실책이 3개뿐이다. 최주환은 "그 중에서 포구 실책은 한번도 없었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물론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비 이닝이 480이닝이나 됐다. 그 시간 동안 실책은 단 3개. 일취월장이란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최주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제가 수비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는 지워 내고 싶다. 더 이상 수비 때문에 불안하다는 소리는 안 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같은 큰 경기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기 싸움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단기전에서 탄탄한 수비는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을 차단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큰 것 한 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수비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도 결국 수비에서 운명이 갈렸다.

두산도 1개의 실책이 나오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호수비 릴레이가 나오며 부족한 내용을 채웠다.

반면 키움은 9회 치명적이 됐던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을 포함해 에러가 3개나 나왔다. 결국 수비 싸움에서 밀리며 끝내기 패배를 했다.

두산의 호수비 릴레이 중에는 최주환의 몫도 있었다.

최주환은 두산이 2-1로 살얼음 리드를 하고 있던 4회초 1사 만루에서 김규민의 강한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낸 뒤 유격수 김재호에게 공을 넘겼고 김재호가 안전하게 1루로 공을 뿌리며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크게 환호하며 기뻐했을 정도로 좋은 플레이였다.

빠른 판단력과 안정된 포구, 정확한 송구까지 완벽하게 이뤄진 수비였다. 수비에서 보다 안정감을 보이고 싶다던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플레이였다.

현재 두산의 주전 2루수는 최주환이다. 적어도 7회까지는 센터 라인의 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최주환이 처음부터 흔들리면 마땅한 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두산의 현실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다.

"수비부터 안정감을 갖고 싶다"는 각오는 팀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최주환은 1차전에서 제 몫을 다 해냈다. 하나씩 자신과 약속을 지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최주환은 '수비 잘하는 두산'의 마침표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두산은 한국시리즈 패권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