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1차전 9회 실책한 김하성(왼쪽)을 이정후가 위로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가장 중요한 무대, 그 첫 경기에서 일격을 당했다.

키움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6-7로 끝내기 패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한국시리즈에 올라왔으나 첫 경기를 허무하게 내줬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합쳐 7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LG에 2-4로 패하긴 했지만 먼저 2승을 올린 상태였고 바로 다음날 10-5 완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는 더욱 쉬웠다. 타선이 침묵한 SK를 상대로 3승을 쓸어담으며 일찌감치 시리즈를 마쳤다.

그래서 키움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키움 선수들은 시리즈가 끝날 때마다 "우리 팀 분위기가 최고다", "지금 기세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싸움'이라는 말을 볼 때 현재 키움의 기세로는 못 이룰 일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은 차원이 다른 상대였다. 공수주에서 짜임새가 매우 탄탄했고 타선은 '예열'이 뭔지 모르겠다는 듯 경기 초반부터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를 공략했다. 그러자 '불나방' 같던 키움의 기세가 갑자기 꺾였다. 가볍게 날아오르던 선수들이 물 먹은 스펀지처럼 갑자기 무뎌졌다.

키움은 이날 결정적 위기에서 기록된 실책만 3개였다. 4회에 3루수 실책, 포수 실책이 2개나 겹쳤다. 9회 끝내기 실점은 유격수 실책에서 시작됐다. 그 외에도 선발 요키시가 포수 송구를 보지 않고 있다가 피하지 못해 얼굴을 맞았고, 이후 좌익수 김규민이 타구 지점 포착에 실패해 잘못된 슬라이딩으로 장타를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가 나왔다. 1-0에서 1-2로 역전당한 뒤 맞은 4회 무사 만루 찬스는 짧은 뜬공과 병살타로 끝나버렸다. 

물론 키움도 경기 중반부터 1-6의 열세를 차근차근 따라가 6-6까지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 사이 두산의 '불펜 패'를 모두 보이게 하는 작은 소득도 있었고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그럼에도 키움은 이미 1패를 안으면서 절대적인 열세에서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키움이 다시 시리즈에서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1차전에서 내준 분위기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 두산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는 평정심과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키움에도 계속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선수들이 먼저 믿고 남은 시리즈에서 자신들의 '페이스'를 되찾아올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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