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박건우는 단 1안타에 그쳤다. 6경기 동안 24타수 1안타. 타율은 0.042였다. 

올해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박건우의 부진은 이어졌다. 5타수 무안타. 전부 뜬공에 그친 2차전 첫 세 타석까지 합하면 무려 한국시리즈 18타수 무안타였다. 이 부진은 단 한 경기로 씻었다. 

박건우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8회 추격의 발판을 놓는 안타, 9회 경기를 끝내는 안타를 때렸다. 두산은 6-5로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그는 "아직 짧으면 2경기, 많으면 5경기 남았다. 1경기라도 더 이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혹시 울고 왔나.

"아니다. 세수했다."

- 그동안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 같다. 

"제가 욕 먹는 건 괜찮지만 저로 인해서 가족들과 감독님 코치님들까지 욕을 먹어서 힘들었다. 그런 감정들이 북받쳐 올라왔다."

- 8회 첫 안타가 큰 힘이 됐나.

"작년보다 일찍 나왔다.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첫 안타 전까지 8타수 무안타였다. 어떤 생각으로 8회 타석에 들어갔나.

"병살타가 많아서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망이를 보면 정타가 나오고는 있었다. 감독님 조언을 받아서 8회에 힘을 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늘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항상 고맙다"

- 9회 타석에 들어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또 이런 상황이 나에게 오는구나 싶었다. 부담감이 컸다. (김)인태가 좋은 결과를 내줘서 연장을 확보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쳤다."

- 키움 송성문의 막말 응원이 논란이 됐다. 경기 전 팀 분위기는 어땠나. 

"안 좋은 말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송성문 선수가 어리고 분위기를 타서, 감정적으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키움이 신경쓰지 않을까라고 (김)재호 형이 얘기해줬다. 크게 신경 안 썼다. 

- 동료들이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저 스스로도 이렇게 답답한데 동료들은 어땠겠나. 응원해주고 그런 것들이 고마웠는데 표현을 잘 못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정규시즌에는 우는 얼굴을 보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 끝난 것도 아니고, 눈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작년부터 너무 못 했고, 우승도 날아갔고 그런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아직 2승이 더 필요하지만 오늘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감정이 올라왔다. 

- 2승에 얼마나 기여했다고 생각하나.

"이 한 경기로 얼마나 했다고 하겠나. 이번에는 하늘이 저를 돕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동료들이 믿고 도와주니까 거기에 보답할 수 있었다. 제가 잘했다기 보다는, 팀에 도움을 준 것 같다."

- 이번 끝내기 안타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아직 멀었다. 아직 해야 할 경기가 많다. 이 1경기로 부진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잘 해서 큰 경기에서도 잘한다는 말 들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